|
|
 |
| 설운 사랑 |
| 장석주 |
문설주에 거미가 알 스는 저녁
고추모종 싣고 내려왔던 이장네 경운기 돌아간 뒤
어둠 내려와 비질하니 길은 깨끗하다.
방물장사도 지나갔을 저 길로 들어오는
당신 얼굴 윤곽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고요가 저렇게 공들여 뜸들이니
곧 초생달 뜨고 뜸 잘든 고봉밥 먹겠다.
꽃 핀 태정이네 감자밭 가에 나와 앉아
싯퍼런 감자 줄기나 바라보며
밥힘으로 살아온 나 같은 사람은
불 안킨 봉창 두엇 달고
저 혼자 식어가는 외딴집 같은
갈빗뼈 아래 심장을 가만히 어루만진다.
주리 트는 세월은 아니었다 해도
몇 번의 굼뉘 지나가고 있었다.
아직도 설움 따윈 도무지 모르겠다는 듯
붉은 석류 속 같은 저 생의 내부를
새삼 들여다본다, 땅강아지가 기어간다.
사는 건 힘들다고 할 수 없었다.
무릎께까지 내리다 만 사랑이
무릎 관절 다 녹여 뭉개버렸을 뿐이다.
검은 벌레처럼 오디가 뚝,뚝 지는 밤
감자밭 가에 박힌 돌은 묵묵히 있어도
묵정밭에는 염문이 번져 시종 시끄러웠다.
|
|
|
 |
| 고구마 물 주기 |
| 김영조 - 상주 청리국교 4학년 |
고구마가 비비 골은다.
고구마는 물을 주도
비비 골은다.
물을 주니까
물은 땅 속으로
다 들어간다.
1964.6.22
*골은다 : 곤다. 싱싱해야 할 풀이나 곡식이 물기가 모자라서
시들시들하게 되는 것을 '곤다'(골면, 골아서, 고니 ...)고 말함.
주도 : 주어도.
|
|
|
사람이요. 지가 하모 로맨스고 남이 하모 불륜이라꼬.. 그말 딱 맞지요.
남편이 영화에 취미를 붙인다면서 홈 시어터 하자 캐서 안한다 캤더니 ' 그걸로 음악 들으면 억수로 좋타! " ...귀찮아서 고마 사라 캤더마는 로맨스고 불륜이고 사람 시끄러버서 악~ 소리 나네예~ 아까부터 세편째 보는 중인데 ...이쪽 구석에서 꿍 카면 저쪽구석에서 쾅 카고 ... 뭐 그래도 그거는 괜찮고예 ...만두부인들 나올때는 진짜 쫌 그렇지예~ 뒷간 갈 때 하고 나올 때 틀리다꼬 .... 음악은 뭐 동네 떠나간다 캐갖꼬 몬 듣지예뭐....
|
|
| |
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