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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아니기에 너무나 행복하다 |
| 한태호 |
우리는 작년부터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안절부절하지도 않는다
서로가 피우는 담배 연기에 매캐하게 눈물 흘리지 않고
우리는 서로의 언어에 소음을 느끼지 않는다
미처 감지 못한 비듬이 검은 스카프 사이로 흘러도
(그녀 겨드랑이 비늘은 검은 다랑어처럼 빛난다)
이빨 사이에 석류처럼 끼어든 붉은 자욱 보아도
빌라넬,꾸랑뜨를 '빌렸네' 또 '꾸라고'라고 발음해도
누에고치 무관심으로 서로의 잎만 뜯는다
우리 삶은 알콜처럼 기분이 좋다
마신다는 익숙한 반복이 술맛 잊게 하여도
흔들의자의 전율이 그녀 허벅지보다 부드럽고
내 무릎 위에서 꼬리치는 올리*의 온기가 더 가깝다
아 아내는 내 안에 없기에 안에다
아내는 내가 아니기에 아 내다 내가 아니다
아 내가 주는 안에 마음은 아 내가 아니기에 아내가 아니다
아내는 시간의 선술집에 떠도는 푸른 연기
안에 배어오는 넋두리는 환풍기를 찾아 푸른 직선을 긋는다
그녀는 가끔씩 술잔을 거꾸로 들고 원무곡을 춘다
내 안에 있는 아내는 내 안에 없는데
내 안에 없는 아내가 내 안으로 들어와 춤을 춘다
아 우리는 너무나 행복하다
서로 안에 들어가 아니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팽이가 도는 혓바닥이 없기에 더욱 행복하다
아 아내는 내가 안이기에 행복하다
내 안에 아니 있기에 아내, 아아 나라구요?
호로병 안이기에, 아니기에 다행이다.
*올리Ally : 내강아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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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 시간에 |
| 김석환 - 안동 대성국교 6년 |
우리 학급 아이들은 공부 시간만 되면 두려워한다. 그
중에서도 산수 시간을 싫어한다. 산수 시간에는 문제를
풀지 못하면 선생님께 꾸중을 듣기 때문이다. 나도 산수
가 제일 싫다. 그리고 사회, 자연, 국사, 실과는 선생님
이 한칠판 써놓는다. 꼭 맑은 가을 밤하늘에 총총 박혀
있는 별처럼 많이 써놓는다.
또 산수 시간에는 선생님이 문제를 내놓으면 전과 없
는 아이들은 전과 있는 아이들에게 보여 달라고 한다.
전과를 보면 선생님께 맞기 때문에 전과를 책상 속에 넣
어 놓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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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쉬...쉬...쉬...
쓴 사람 : 싸개
오줌싸개 였던 나는
자기전에 할머님이
요강을 드리대시고
쉬....쉬....쉬.....
그날 저녘도
예외 없이
흥건하게
지도를 그려 놨다
그래도 할머님은
제사때 쳉겨두셨던
빠짝 마른 생율 꺼내
등 두드리며 입에 넣어 주셨다.
입속에서
오래 오래
달콤하게
녹는 마른 밤
나는 당당한
오줌싸개 였다.
지금은 오줌은 않 싸지만
할머니의 절대적 권위
그 사랑의 소리
쉬...쉬...쉬...
아쉽다.
보고싶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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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