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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 |
| 이근배 |
어린 날 끝물 뽕잎을 따러
보리밭 머리 등굽은 뽕나무에 올라 앉으면
누에가 고치를 짓기 전의 세상이
검붉은 열매로 매달려 있다
감꽃처럼 떫은 첫 입맞춤이 닿기 전의
혀끝과 입술에 녹아드는 오디
누에는 왜 명주실로 집을 지어
나방이가 되지 못하고 끝나는 것일까
보리밭 이랑 넘어가는
맨발 계집애의 가는 허리를 보다가
손에 쥔 오디가 으깨지고 으깨지고
쉬, 쉬, 쉬, 쉬잇
무지개 서는 오줌발에
깜부기로 마스러지는
뽕나무 위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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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초꽃 |
| 김석범 - 상주 청리국교 4년 |
우리 집 화단에 노란 난초꽃 피었다.
꼬마 선윤이가 꽃을 딸라고 한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난초꽃은 매우 덥겠다.
그늘도 없는 양지에서
땅은 뺏작 말랐는데 햇빛이 쬐인다.
난초꽃은 잎사귀도 없이
길다란 꽃대에
꽃만 노랗게 피어 있다.
1964.8.30.
*뺏작 : 바싹. 버썩, 버쩍, 버석 따위 비슷한 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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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아님께서 올려 주신 장미 입니다.
좋은 사진 함께 보고 싶은 사진 있으시면 보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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