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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까, 오고 있을까 |
| 정영선 |
그늘 물린지 수백 살 됨직한 해골나무
고향 길 오다가다 보았는데
어느 볕 뜨거운 날 검은 둥치에 붉디붉은 능소화를 감고
한 발 여름 뒤로, 한 발 여름 앞으로 스텝을 밟고 있었다
내 안에 아주 죽었다고 내버린 나무
귀가 아직 소리 듣는 걸 알게 되었다 그 후
숨 끊어진 후에도
귓바퀴는 생을 오래 붙들고 있다는 말 들어본 적 있는가
해가 중천에 올라 지구를 가장 넓게 살필 때
입심 튀는 밥집에서
한 저녁이 밀고 오는 덩굴을 듣는다
물오를 기억의 푸른 이파리들
몸으로 치욕을 기어 다가와 줄
넌출을 듣는다
노을빛 고운 비애 깔리는
저문 시장 돌 때
한 처음과 영원을 씨방에 묻은 꽃
쟁쟁 오래 고인 기다림을 울리는
무리무리 꽃종을 듣는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말문 터지듯 휘감아줄 꽃들
다발다발 찬연함이
죽은 목숨 살게 할
오는 날의 한 페이지에 귀 두고 있는
나는 까마득 죽고 있는 건가
살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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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말씀 |
| 이춘관 - 통영 풍화국교 5년 |
어머니께서는 일을 해야 밥값을 했다고 하신다.
또 일을 안 하고 심부름도 안 하면 밥 안 주기다고 하신다.
염소도 먹이고 심부름도 한다.
나는 밥값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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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