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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이슬에 떠는 그 꽃들 |
| 신경림 |
오래 전에 잊혀진 고도
허물어진 성문 아래 좌판을 차리리
금잔화와 맨드라미와 과꽃
씨앗 몇 봉지 놓고,
진종일 기다리면 먼데 사는
두메 늙은이 하나 찾지 않으랴.
풍습도 말도 다른 늙은이의 손에 들린
꽃씨를 좇아 나도 가야지
낡은 내 몸에서 시원스레 빠져나와서.
절뚝이는 늙은이의 그림자도 되고
벗도 되고 심술도 되어
한 해쯤 울 안 울 밖을 맴돌다 보면
봉창 밑 작은 뜰에 꽃들이 피어나겠지.
나는 슬퍼하지 않으리
내가 돌아가 들어앉을 몸이 어느새
지상에서 사라져 없다 하더라도.
새벽 이슬에 떠는 그 꽃들 이미
아름다운 내 집이 되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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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가는 길 |
| 김경희 - 6학년 |
나는 학교에 갈 때마다 화를 내게 된다. 왜냐면 동생이
까닭도 없이 울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서 날마다 나 혼자
온다. 엄마는 날 보고 동생과 같이 가라고 한다.
어느 날이다. 비가 많이 왔다. 나는 나 혼자 아주 큰 우
산을 쓰고 가자 어떤 아저씨께서 우산을 같이 쓰고 가자고
했다. 나는 같이 쓰고 갔다. 한동안 가는데 아저씨는 발걸
음이 빠르고 나는 발걸음이 느리다. 그래서 아저씨께서 빨
리 걸어서 아저씨는 우산을 쓰고 가는데 나는 비를 맞으면
서 간 일이 있다.
나는 학교에 가면서 울었던 일이 있다. 그날 아빠가 엄마
한테 나를 돈 2천 원을 주라고 했는데, 엄마는 천 원밖에
주지 않았다. 그 일은 별 것 아니지만 학교에 갈 때 아빠를
만나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학교에 갈 때마다 무엇에 보람을 느끼면서 간다. 체
육 시간이 들었거나, 도시락 반찬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거
나, 내가 좋아하는 과목이 들었거나, 친구의 생일 초대에
참석하는 날이라든가,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 때문에 학교
에 가는 것도 되고, 공부를 배우러 가는 것도 50%다.
내가 학교 가는 길은 재미있는 일도 있고 재미 없는 날도
있다. 재미가 있는 날은 만약 오늘 피리를 가지고 가야 되
는데 친구가 피리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그것이 아주 고소
하다. 그러나 그 반대로 친구가 피리를 가지고 가는데 내가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 학교 가는 길은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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