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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 병문안 가기 |
| 송재학 |
텅 빈 집에서 만나는 슬픔, 그건 인기척에 지워지기도 하지만,
한동안 빈 집이라면 바람벽에 우연히 남겨진 윗도리가 집주인 노
릇을 한다 그게 싫어 바닥에 툭! 떨어지는 윗도리를 생각하라 더
오래 아무도 찾는 이가 없으면, 빈 집의 바람 새는 목구멍마다 붙
여진 정거장의 이름을 짐작할 일이다 꺽꺽 목이 잠긴 저음으로
커튼의 그림자와 함께 일렁이는 것들 중 사람 냄새는 없지만 두
터운 귀는 몇 개 씩이나 지니고 있다 죄다 열어놓고 있다 슬픈 개
망초가 피어나는 곳, 달걀 껍질처럼 자잘자잘 바스러지는 침묵이
있고, 자신의 안으로 자꾸 쌓여서 토해내지 못하는 울음 같은 적
요가 있다면, 아무도 들락거리지 않았던 몸뚱이야말로 바로 텅
빈 집인 것을 곱씹는 노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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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기 놀이 |
| 박성우 - 경북 대서국교 5년 |
토요일.
오늘은 아이들과 궁기를 하다가 그만두고 잡기 놀이를
하였다. 술래를 정하여서 놀이를 시작하였다. 기수가 술래
가 되었다. 기수는 광규를 쫓았다. 광규는 안 잡히려고 도
망쳤다. 물을 건너다가 그만 잘못하여 물에 빠져버렸다. 그
래서 기수는 광규를 쫓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번에는 나를
잡으려고 달려왔다. 그래서. 나는 다리로 뛰어가서 밑에 있
는 모래밭으로 뛰어내렸다. 그곳은 어른의 키가 두 배쯤 되
는 곳이었다. 나는 뛰어내릴려니까 겁이 났지만, 기수가 바
싹 뒤따라왔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뛰어내렸다. 기수는 못
뛰어내리겠는지 안 뛰어내리고, 이번에는 창윤이를 쫓았
다. 창윤이는 다리가 안 빠르기 때문에 기수가 바짝 뒤따라
왔다. 곧 잡힐 듯하자 기수가 돌멩이에 걸려 넘어졌다. 무
릎이 돌멩이에 찍혀 피가 흘렀다. 우리는 기수를 집으로 데
리고 가서 약을 발라 줬다. 앞으로는 이런 위험한 일이 일
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놀아야겠다.
참꽃 피는 마을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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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