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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바우집 소금구이 |
| 김선우 |
이상하지? 신촌 고바우집 연탄 불판 위에서 생고깃덩어리 익어
갈 때, 두꺼운 비곗살로 불판을 쓱쓱 닦아가며 남루한 얼굴 몇이
맛나게 소금구이 먹고 있을 때
엉치뼈나 갈비뼈 안짝 어디쯤서 내밀하게 움직이던 살들과 육
체의 건너편에 밀접했던 비곗살, 살아서는 절대로 서로의 살을
만져줄 수 없던 것들이, 참 이상하지?
새끼의 등짝을 핥아주고 암내도 풍기곤 했을 처형된 욕망의 덩
어리들이 자기 살로 자기 살을 닦아주면서, 그리웠어 어쩌구 하
는 것처럼 다정스레 냄새를 풍기더라니깐
환한 알전구 주방의 큰 도마에선 붉게 상기된 아줌마들이 뭉청
뭉청 돼지 한 마리 썰고 있었는데 내 살이 내 살을 닦아줄 그때처
럼 신명나게 생고기를 썰고 있었는데
축제의 무희처럼 상추를 활짝 펼쳐들고 방울, 단검, 고기 몇
점 맛나게 싸서 삼키는 중에 이상하지? 산다는 게 갑자기 단순하
게 경쾌해지고 화르륵 밝아지는, 안 보이던 나의 얼굴이 그때 갑
자기 보이는 것이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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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짝지 |
| 하경희 - 울산 선암국교 6년 |
오늘 아침 자습이 '내 짝지'여서 나는 내 짝지에 대해
서 생각해 본다.
내 짝지는 남학생 정석채이다. 신문 배달도 하고 마음
이 착하다. 소년 중앙이나 동화책이 있으면 언제든지 보
여 준다. 어떤 때는 같이 본 적도 있다. 공부 시간에 같
이 얘기를 하다가 야단맞은 적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이 도둑놈 발처럼 크다. 또 실내
화가 빵구가 나서 발이 툭 튀어나왔다. 하지만 상관하지
않고 신고 다닌다. 나 같으면 새로 사달라고 막 졸랐을
것이다.
또 매일 아침 우리 선생님께 신문도 한 부씩 갖다 드린다.
나는 앞으로 내 짝지와 사이좋게 지내서 지현이와 세
기처럼 모범 짝지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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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