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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갱년기 |
| 김정희 |
뱀 같은 길을 수없이 쓰러뜨리며 나는 낯선 간이역으로 쫓겨 왔네. 기
차는 산모퉁이가 숨기고 있는 종착역으로 곧 떠나간다고 하네. 간이역에
는 오후 여섯시가 도착해 있고 저녁을 끌고 오는 바람이 기차 시간표를
빛바랜 벽에서 떼려다 그만두네. 대합실 의자에는 넘어가던 가을 햇살이
나락냄새를 풍기며 앉아 쉬고 있네. 젊은날에게 찔리고 뜯기어 만신창이
가 되어 나는 마디를 찾는 아픔도 시간처럼 되풀이되는 후회도 따뜻이
껴안네. 낡은 주머니에는 아직도 털어 버리기 아쉬운 지난날의 부스러기들
이 남아 있네. 그것을 기차표처럼 만지작거리며 서 있는 내 앞에 돌부리
널린 길 하나 소리없이 일어서네. 강물이 비껴간 간이역에서 깃발 같은
강물을 밟고 우리들처럼 밀고 밀리는 물결 무늬를 세어 보네. 나를 싣고
갈 시간이 연착하기를 바라고 서 있는 내 머리 위 초저녁 별 하나 하늘의
눈처럼 떴다 감았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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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매리 |
| 박주희 - 대구 대봉국교 2년 |
우리 집 개는 이름이 매리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
웃집 아이를 물어서 지금은 매일 꾸중을 듣습니다. 다른
때는 낯선 사람이 오면 멍멍멍 짖어대고 집도 곧잘 보았
습니다. 개는 집도 지키고 음식도 잘 먹지만 사람을 물어
서 참 안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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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봄바람. 강물을 만나고
간이역이란 술집 벽에 걸린 흑백사진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언덕받이에서 울부짖는 바람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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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