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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살구꽃 필 때 |
| 장옥관 |
옛 외갓집 살구나무 꽃 필 때
이모는 아궁이 속에서 굴러나온
달을 품고 잠이 들었다
곤곤한 달빛 위로 흰 발목이 둥둥 떠다니며
장독마다 차오르는 물소리를
내 어린 풋잠은 엿들었던 것이니
그런 날이면 한밤중에도
오줌보가 탱탱하게 부풀어올랐다
문풍지를 스미는 희미한 향기
먼 우주의 물고기가 안마당까지 몰려와
하얗게 알을 슬어놓고 가기도 하는 것인데
꽃잎 떨어진 자리마다 눈 맺혀
돋아나는 초승달
벌겋게 달아오른 외할머니의 아궁이가
한밤 내내 식을 줄 몰랐다
둥그스름 달집 딸아이의 몸 속으로
벌건 숯불은 다시 지펴져
봄밤의 구들 뜨겁게 달구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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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얼굴 |
| 김낙기 - 안동 대곡분교 3년 |
내 얼굴은 네모가 됐다.
흉터도 많다.
버짐도
코 있는 데까지 있다.
내 얼굴은 파이다.
만져 보면 꺼끌꺼끌한 게
귀도 기다는 게 파이다.
1969년 11월 12일
*기다는 게 : 기다란 게.
파이다 :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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