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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내 몸엔 天開의 눈이 있다 |
| 정찬일 |
이 도시 속에서 아직은 기다리마, 내게는
天開의 눈이 있다
투명한 눈꽃 속에 숨죽이고 있는 겨울나무를 들여다보며
당초 내 몸에 천개의 눈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마
산란한 빛을 풀어놓은 겨울햇빛, 그 속에서 길을 잃어도
꿈속으로 들어가 되돌아 나오는 길을 잃어도
담뱃재 흩날리는 잿빛 도시 속의 나에겐
천개의 눈이 있으니 아직, 봄의 채비를 서둘지 않으마
한겨울, 맞바람 속에서 살랑대는
저 많은 후박나무 이파리들을 바라볼 때
발자국 하나 없는 사구 위를 홀로 걸어갈 때
다 자라지 않은 내 팔 위로 저녁새들이 날아들어
여린 팔이 활처럼 휘어질 때
내개 천개의 눈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러니
아직 절정의 생명을 서둘지 않으마
내 몸에 달린 천개의 눈이 이제 눈을 뜨고 있으니,
서둘지 않으마
겨울, 내겐 千個의 눈이 있다
千個 : 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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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의 우정 |
| 노용석 - 서울 사당국교 6년 |
나는 오늘 깜박 잊고 샤프심을 놓고 학교에 갔다. 나는
앞에 앉은 창교에게 샤프심 좀 빌려 달라고 했다. 창교는
자기도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창교는 자기가 쓰고
있던 샤프심의 3분의 2를 뚝 잘라서 주는 것이었다. 창교가
무척 고마웠다. 한참 지나고 3교시쯤에 창교는 샤프심을 다
썼는지 아이들에게 샤프심을 빌려 달라고 했다. 창교 뒤 좌
석에 앉은 나는 창교를 볼 면목이 없었다. 나는 창교가 이
세상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친구란 것을 오늘 비로소
느꼈다.
12월 7일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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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