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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년! 하면서 비가 내린다 |
| 김영남 |
비가 내린다 비가,
떠난 그녀가 좋아하던 봄비가 내린다
삼각지에 내리고, 노량진에 내리고, 내 창에도 내린다
내 창에 내리는 비는 지금
고년! 미운 년! 몹쓸 년! 하면서 내린다.
머리끄덩이를 잡고 끌면서......길게 내린다
비가 욕을 하면서 저렇게 길게 내리는 것은
또 처음 본다
비가 내린다 비가
을랑이 엄마, 내 유리창에만 유독 저주스럽게 내리는 이유를
아느냐?
모른다면 아는 척이라도 하며 저 내리는 비에게 박수를 쳐라
박수칠 기분이 아니라면 커튼이라도 좀 쳐라
비가 내린다 비가
불 켜고 있기에 좋은 비가 내린다
내소사에서 사온 촛불에 내리고, 모항 호랑가시나무 찻집에
내린다
이제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고
내 가슴속에서만 내린다
피딱지를 뜯었다 붙였다 하면서 내린다
재즈 음악으로도 다스리지 못할 비......
아니 재즈 풍에 어울리는,
그녀가 몸을 흔들면서 내린다
길게 신음하면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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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이 꾸중하시는 말씀 |
| 임순천 - 상주 청리국교 4년 |
시를 써서 선생님께 내니까
"이거 생 억지다. 아버지 주름살이 뭘
알려 준다. 고맙다, 하는 것은 억지다.
다시 한 번 더 써라."
하실 때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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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마야
빨간색 신호등을 보고 선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한 발만 내디디면 목숨 하나쯤은 우스울 수많은 차량이 질주한다
건너가면 안되는 빨간불
수많은 감정의 교차로에서 정전이 되고
도대체 풀리지 않는 체증앞에서
생명을 걸고 빨간불을 무시로 넘나든
범람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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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