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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포에 들다 |
| 천양희 |
갈대의 등을 밀며 바람이 분다 개개비 몇 발끝 들고 염낭게 갯
벌 물고 뒤척거린다 날마다 제 가슴 위에 거룻배 한 척 올려놓는
갈대밭 산다는 건 천만 번 흔들리는 일이었으나 실패한 삶도 때
론 무엇인가 남긴다 남긴다고 다 남은 것일까 남긴 것 없이 남은
내 속의 물굽이들 소용돌이들 순천順天은 벌써 나를 알아버린 듯
마음의 물결까지 출렁거린다 섬은 발목 잡혀 꿈쩍 않는데 물거품
이 해안까지 따라온다 언제 꽃을 바람처럼 피운 갈대들 그들이
환하다 문득 느낀다 내 어둠이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언제나
낮게 엎드린 포구 수평선 바라보다 나는 겨우 세상은 공평한가
묻고 말았다 뱃전을 때리며 파도가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물결만
이 아니다 오늘도 갈대는 바람에 흔들리다 말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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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 |
| 송원호 - 문경 김룡국민학교 5년 |
아버지가 밭갈이를 하신다.
아버지 목소리는 쇠간이 떨린다.
소는 무서워 어쩔 줄을 모른다.
아버지는 고삐로 이라 탁 때린다.
소는 놀라서 뛰어간다.
소가 뛰는 바람에 아버지 머리에 신경이 왁 올랐다.
아버지는 소를 몰고 나와 막 때린다.
소는 들로 뛰어다닌다.
아버지는 소 뒤를 따라가다가 소 고삐를 밟는다.
소는 확 돌아서 눈물을 흘린다.
197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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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晨惟
별 같은 삶을 살고 싶다......
별은 밤에만 보인다.
어두운 밤하늘에서만 제각기 자기의 색을 발하며 총총히 빛난다.
환한 대낮에는 별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환한 대낮이든 어두운 밤이든 별은 언제나 그자리에서 같은 모습으로 빛나고 있다.
단지 우리들의 눈에는 어두운 밤하늘에만 보일 뿐이다.
이런 별 같은 삶을 살고 싶다.
환한 대낮같이 모든것이 번창하고 밝을땐 그냥 나의 자리에서만,
다른 사람이 보든 보지 않든 그냥 나의 자리만 지키고 싶다.
하지만 어두운 밤하늘처럼 모두가 어렵고 힘들어 할 땐
길잃은 나그네의 나침반이 되는 별이 되고 싶다.
어둠의 깊이가 더욱 깊어 질 수록 더욱 더 밝은 빛을 발하는
별같이 모두가 더 힘들어지고 어려워 질 수록 진정한 나의
진가를 발휘하는 사람이고 싶다.
막 돋아 나는 잎사귀보다도, 푸르른 잎새보다도
마지막 황혼을 불태우는 낙엽이 모든 사람의 기억에 오래 가듯
마지막 나의 영혼을 떨어지는 별똥처럼 찬란하게 불태울 수 있는
그런 별 같은 생을 살고 싶다.
비오는 날의 별은 슬프다.
언제나 그곳에서 같은 모습으로 있지만 비오는 날의 별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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