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시한편

내 곁의 시 한편

겨울 국화꽃 피는 날

유안진

계엄령이 선포된 듯 잿빛 동네.가로수들 차렷한 거리에
도, 국화는 꽃 핀다.국화꽃이 피는 날은 영락없이 눈발도
날린다.

방배역 1번 출구에는 때묻은 여름 파라솔을 쓰고 국화꽃
이 피고 있다.동지섣달 꽃을 본 사람들이 모이고, 이마 푸
른 얼굴이 찍어낸 듯 닮은 아기를 업고, 모성애로 달군 불
판을 뒤집자, 아기 닮은 고만고만한 국화꽃 송이들.피자마
자 봉지에 담긴다.얼어 푸르딩딩한 얼굴도, 건네받자마자
국화꽃이 된다. 갓 핀 꽃송이처럼 탐스런 웃음과 탄성이,
여전히 차렷한 가로수 뒤로 멀어지면, 또 한 봉지의 국화꽃
이 건네진다.

팔짱 끼고 서서 국화가 꽃 피기를 기다리는 우리에게 "빼
닮았네요" 이 한 마디를 덤으로 넣어준다. "나 엄마 국화빵
인가 봐" 울상된 딸의 말에, 더욱 따끈해진 국화 한 송이를
입에 물자, 단팥맛에서도 트림 나는 국화향기, 허공에서도
꽃잎이 펄펄 날리고, 꽃향기도 자욱 뿌려져, 골목길도 집
앞까지 내내 따근따근 했다.

노가리 배를 따면서

강문화 - 울진 후포국교 5년

방학을 하고 이틀이 되었다. 요사이는 내가 할 일이 많아
졌다. 방 청소와 마당 쓸기, 설거지 등. 그러나 오늘은 어머
니께서 노가리 따러 가자고 하셨다. 내 동생도 같이 갔다. 이
모네 집에 자리를 잡고 노가리 배를 따기 시작했다. 노가리
는 참 많았다.
바다에는 고기가 무한정 있는가 보다.이 노가리도 바다에
서 잡아 왔으니까. 나는 노가리를 따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서울 사람들은 고기를 알까? 서울 사람들도 고기를 먹을
까?'
나는 촌놈이라서 서울에 한 번도 가 보지 못해 잘 모른다.
물론 고기를 먹겠지. 내 말은 진짜 모른다는 뜻이 아니다.
'서울 사람들은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까?'
서울은 공기가 나쁘다고 들었다.여기 바닷가 시골은 공기
가 맑다. 마음도 바다같이 넓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넌 서
울에 살겠니? 시골에서 살겠니?" 물으면 나는 "이 곳 바닷가
시골에 살겠어요."라고 똑똑하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도시
보다는 시골이 더 좋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여름에다 매일마다 해수욕을 해 왔지만 바다 속 깊
이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바다 속에는 온갖 고기가 무진장
있는 것 같다. 명태, 오징어,문어, 고등어,가자미,등 후포에
서 나는 고기 이름도 아직 다 모른다.
이 노가리도 후포 앞바다에서 잡은 것이다. 노가리 배를
따면서 보니 고기가 불쌍하게 보였다. 고기도 우리 같은 인
간이라면 사람들 손에 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런 생각도 해보았다.
'너는 고기다.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사랑이었네요
ska

어렸을때..
혼자의 생각인가, 나도 인기가 꽤 있었다..
5학년때 학교 인기 짱이었던, 그때 나에게 멋있게 보였던 어떤 남자애가 있었다. 집도 꽤 잘사는 편이었고 내 짝꿍이었다..
축구도 잘했고 워낙 튀는 아이라 늘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있었다.
나에게는 -짝이라서 그런지- 특히 잘해주었었다. 난 팔에 털이 있었다. 그 남자아이는 내 팔을 보고 "털이 많네?"...
나는 그때 너무너무 창피했다.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나를 나쁘게 보면 안되는데..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책을 워낙 좋아하는 나는 학급문고 주변 아무 책상에나 앉아. 같이 잘 노는 친구들과 조용히 잡담을 하며 책을 보고 있었다.
또, 교실 한켠에는 (가명을 써서) 새벽이가 여자아이들에게 둘러쌓여있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떠들썩 했다.
갑자기, 우리반에 인기가 많다하는 여자아이들이 내게로 와서는....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야. 새벽이가 여자얘들 중에서 네가 제일 괜찮대. (ㅡ,ㅡ;)"
"넌 어때? 좋아?"
당시 순진했던 나는 ... 도대체 뭐가 좋다는 것인지..
새벽이가 좋다는 것인지 아님 그런 말을 들어 좋다는 것인지..
그래도 기분은 좋았기에 좋다고 했더니.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는 것이었다..ㅡ,ㅡ
나는 괜찮다는 것은 단지 괜찮다는 뜻이지 절대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금에 와서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고선 나는 갑작스런 아빠의 발령으로 인해, 급히 전학을 가야 했다. 전학을 가야한다는 생각에 충격을 먹은 나는.. 그당시 친구들 앞에서 울었었다.ㅡ,ㅡ...
전학을 가는날 나는 친구들한테 푸짐한? 선물을 받았다.. 울면서..
남자얘들도 꽤 있었다 (ㅎㅎㅎ),,,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체육시간이 마지막 시간이었다.
또 그날따라 귀여운 치마를 입고왔던 나는 체육도 못ㅎㅏ고 친구들과 수다나 떨고 있었다. 아쉽게 나는 그냥 갈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뭐가 아쉬웠단 말인가.. 이상하게 새벽이를 못본다는게 싫었다. 그때는 몰랐다.

4-5년이 지난 지금.. 나는 너무 그때가 그립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가 그리운 이유는 새벽이...
그때 내가 그것이 사랑인것을 알았다면 나는 새벽이에게 말할수 있었을 것이다. 정말 보고싶다...
ㅠ,ㅜ (저의 사연임다..ㅜ)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