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시한편

내 곁의 시 한편

청설모

이상옥

고운 단풍길 따라 너를 만난다
흙을 밟고 사는 나는
길이 땅 위 있는 줄 아는데
너는 허공의 길을 밟고 잘도 다니는구나
죄 없는 자만 갈 수 있는 길이더냐
나를 바라보는 까만 두 눈이
참 순결하다
가지와 가지 사이에 걸린
허공을 이리저리 뛰놀지만
신이 그은 길 밖으로는
마음이 흐르지 않는구나

나의 소원

박미량 - 경기 안양동국교 6년

난 엄마랑 같이 안 산다. 엄마는 우리를 위해 같이 안
산다. 우리는 아빠랑 산다.
우리 집에선 내가 큰딸이라 집안일은 내가 다 맡아서
한다. 김치도 내가 다 한다.
더구나 우리 동네는 산이라 물도 새벽 한 시에만 나와
서, 월요일이라든지 다른 요일날 물을 받으면 잠은 한잠
도 못 잔다. 일요일 날 물을 받고 낮에 자면 되는데, 월요
일 날 학교에 가기 때문에 학교에서 잔 적도 많다.
난 아빠한테 물어 보았다.
"아빠, 왜 우리는 엄마랑 같이 안 살아요.?"
아빠는 아무 말도 안 하셨다.
또 다음날 물어 보았더니 아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너희들 때문이야."
난 그 말을 잘 해석해 보니 내년이면 우리 작은오빠,
나, 이렇게 입학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난 속으로 내가 이다음에 커서 엄마를 잘 모시겠다고
마음 먹었다.

오늘 "Before sunrise" "Before sunset" 두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남편이 영화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후 오락가락 하면서 수없이 많은 영화를 보고 듣습니다.

Before sunrise 는
"할머니를 만나고 파리로 되돌아 오던 셀린느는 미국인 청년 제시와 우연하게 합석을 하게 된다. 꿈꾸는 소년 같은 제시와 감수성이 풍부한 셀린 느는 순식간에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짧은 시간 얘기를 주고받는 사이, 기차는 비엔나에 도착한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제시는 셀린느에게 같이내릴 것을 제의한다. 하룻밤의 꿈 같은 시간 동안 그들은 죽음, 실연과 사랑, 결혼과 인생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 어느 사이트에서 발췌 ...
헤어짐이 아쉬운 두사람은 떠나려는 기차앞에서 육개월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 하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Before sunset
두사람이 헤어진 후 구년이 지나 파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상황.
남자는 구년전 그날 하루 그녀와 있었던 일을 소설로 써서 큰 성공을 이루게 되고 여자는 환경운동가가 되어 재회 하게 되지요. 기차역에서 아쉬운 작별을 한 두사람은 육개월 후 물론 만나지 못했지요.

오락가락 하면 본 터라...
"그란데 육개월 후에 그여자는 왜 역에 안나갔는데?"
"그날이 즈그 할머니 장례식날이었거든."
"그래도 약속을 했으면 뭔일이 있어도 거길 나갔어야지."
"그날이 즈그할머니 장례식날인데 집에서 나가게 해 주겠나?"
"그래도 나는 무슨일이 있었어도 그날 거게 나갔어야 된다꼬 본다.
즈그 할머닌데 손녀딸의 그런행동을 이해 안해줬겠나!"
"장례식날인데 말이 되나!"
"손녀딸이 행복 할라 카는데 ..."
"느그집 같으모 보내주나?"
"그랑께. 당근 담 넘어 도망치고 가시밭길 헤쳐갖꼬라도 가야지.
근데 그영화 삼편까지 만들어도 되겠더라."
"재미가 없어 그렇지 십편까지는 못 만들까봐..."
실제 영화는 어떤 여운을 남기면서 끝이 나고.
전후편 모두 대사가 많은편이고요.

근데 말이지요.
도망이라도 쳐서 그남잘 만나러 가야했다고 ...
남편한테 빡빡 우겼지만. 그 두사람.
육개월 후 만났다면 행복하게 이어졌을까요.
어찌 생각하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요.
사는일에 어찌 정답이 있겠어요만.
용감한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고.
남자고 여자고 사랑 할 때는 용감해야지요!
평탄한 사랑보다 좀 힘든 사랑이 오래 가는 것은
그만큼 각오를 단단히 하기 때문이겠지요.

영화속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그녀가
마치 그날 하루가 그녀의 모든 사랑이었던 듯
자신의 모든것을 그남자에게 쏟아 부은 듯.
어떤 사람하고도 다시는 그런마음이
다시는 그런감정이 생기지 않는 것이 괴롭다는...
고개를 끄떡이게 되더군요. 긍정적이고 로맨티스트였던
그녀가 현실적이고 냉소적인 여자로 변한...
... ......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