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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느으윽대애'란 말을 아주 좋아한다 |
| 윤석산 |
나는 늑대라는 말을 좋아한다.
'늑대'가 아니라 '느으윽대애'라는 말을 좋아한다.
느으윽대애라는 말에는 눈을 하이얗게 흘기는 여자가 있고
그 여자 가슴 속에는 은빛 갈기를 세운 사내가 있다.
나는 늑대란 말을 아주 좋아한다. 육교에서
어두운 지하철 역에서, 또는 그 역을 빠져 나와
빌딩과 빌딩 사이를 걷다가 늑대라는 말을 떠올릴 때면
'느으윽' 하고 둥그렇게 휘어지는 혀 끝과 입천장 사이
아스라한 수묵빛 산등성이가 떠오르고, 나는 한 마리 늑대가 되어
은빛 갈기를 세우며 화르르 떤다. 나는 늑대란 말을
아주 좋아한다. '느으윽'하다가 잠시 멈추는 순간
벼랑 끝 달을 향한 내 울음은 계수나무 가지를 흔들고
이파리마다 그득 고인 달빛은 우수수 쏟아져
지상의 모든 것들을 달빛 가루 투성이로 만든다.
나는 늑대가 아니라 느으윽대애라는 말을 아주 좋아한다.
해면(海綿)처럼 지친 저녁, 만원 버스나 전철 역
또는 그 하루를 버티게 만든 논리 속에서
나는 한마리 늑대가 되어 빌딩과 빌딩 위를 달린다.
도심의 밤하늘이 간혹 금빛 가루 투성이로 빛나는 것은
내 갈기에서 쏟아지는 달빛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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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
| 이진성 - 의정부 가능국교 5년 |
내가 학교로 가는데 길에서 강아지를 만나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도화지를 사려고 100원을 꺼내려는데 돈
이 없어졌다. 그래서 걱정하고 있는데 아까 쓰다듬어 준
강아지가 100 원을 물고 와서, 도화지를 사고 남은 돈으
로 초콜릿을 사서 기특하고 귀여운 강아지에게 나누어
주고 나도 먹었다. 그런데 강아지가 물려고 해서 도망갔
더니 꿈이었다.
깨어 보니 8시여서 책가방 메고 학교로 갔더니 교실이
텅 비어 있었다. 알고 보니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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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금빛 가루 투성이 늑대를 만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아요!
우리집 늑대는 깃털 세탁을 싫어하는 통에
윤기가 아니 나고 말이지요.
크흐흑~ 미선님
매일같이 무슨 말 적으려면 힘들지 않느냐고 물으셨는데
아뇨. 아직은 힘들지 않은데
나중되면 아무말도 생각 안날지 모르는 일.
그치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죠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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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