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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놈 |
| 홍희표 |
2003년 한여름밤
휴대전화에
반딧불마냥 반짝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
나.쁜.놈!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누가 보냈을까?
아마 잘못 보냈겠지요
뭇 학생들에게서
뭇 친구들에게서
(아니, 하늘의 울림)
나.쁜.놈!
아내에게 물어 보았다
누가 보냈을까?
죄 지은 것 있어요
뭇 여인들에게서
뭇 시인들에게서
(아니,따앙의 울림)
고슴도치처럼 얼어들며
한 겹씩 죄가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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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버지 |
| 전은정 - 부산 감전국교 6년 |
우리 아버지는 봄 여름에는 이것저것 온갖 일을 다 한다.
가을에는 남의 집 보일러를 고치신다고 바쁘시다.
아버지께서는 밤에 시멘트가 묻은 옷을 입고
휘파람을 부시며 집으로 오신다.
방에 들어오셔서 일하시다 다친 곳에
아까징끼를 바르면서
나에게 공부 잘하라고 말씀하신다.
난 그럴 때마다 공부를 더욱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아까징끼 : 요오드딩크, 옥도정기,
소독제로 쓰이는 빨간 용액의 잘못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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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멀리서
쓴사람 : 한혜정
어느덧 가을이라는 계절이 왔어요.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지도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군요.
그냥 단 한번이라도 오빠라고 불러보고 싶었는데
오빠라고 불러보기가 너무나도 어렵군요.
가을 빛 햇살이 너무나도 따가워서 바라볼수 없는
것 처럼 이제는 오빠를 바라만 보기가 나 한테는 너무나도 어려운 가봐요.
그냥 마냥 기달려 보기로 했는데
이젠 그 것 조차도 너무나도 힘들어졌어요.
처음에는 그냥 오빠와 나의 주의 사람들이 어려운
사이가 되게 될까봐 두려워 오빠에게 다가가기 무섭고 힘들어 했지만 이젠 그 모든 것이 무섭고 두렵다기 보다는 이제는 오빠만 바라보고 기다리고 있는 내 자신이 이제는 지쳐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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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