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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 M Z |
| 박청호 |
마을은 지금 푸른 저녁에 덮여 있다
사람들은 따뜻한 숨결 속에서
이제 막 상을 물리고
흰 별들의 첫얼굴을 본다
나는 조용히 소를 몰고 언덕을 내려온다
산 뒤편에서 황홀한 노을을 보았었다
들판에서 잠들까 생각해보았지만
여름에도 집 밖은 쉽게 추워진다
곳간 넉넉한 집을 빌려 잠에 든다
어머니가 살던 집은 금지된
추억 속에서 차츰 허물어져간다
들뜬 청춘의 골목 끝은 어디 닿아 있는가
옛집, 우물 속에 살던
달이 눈을 뜬다
내 어머니의
철조망 걸린 푸르른 잠속
찬물이 뚝뚝 떨어진다
세상은 온통 불의 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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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 제 |
| 조규철 - 전남 신안 지도북국교 5년 |
숙제를 많이 내는 날은 그렇게도 숙제가 하기 싫다.
에이 하고 포기해 버린 날은 정말 학교에 가기 싫다.
나는 집에 있고 가짜 내가 있어 가지고 학교에 가서 벌
받고 진짜 나는 안 아프고, 손오공 도술을 배웠으면 얼
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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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힣...
어릴적 숙제 하기 싫어서 이런 생각 곧 잘 했었는데.
흐음~ 아줌마가 된 지금의 숙제란?
명절이나 제삿날 마녀의 주술로 휘딱 상이 차려지고
눈 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지나가 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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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