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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나무 자라는 뜻은 |
| 정유준 |
조선 낫으로 닥나무를 벱니다. 넓은 잎들을 지우고 돌무더기에 뿌리
를 내리고 있는 닥나무. 여름동안 땀흘리며 자란 키들을 기꺼이 내어
놓습니다. 가녀린 가지들은 올 한 해를 넘기고 이듬해 혹은 내후년에
날선 낫을 스스로 맞이합니다. 기억으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수
억만년 전의 일들을 촘촘히 새길 닥종이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잘리
는 아픔보다 더 지독한 사랑으로 돌무더기를 헤집고 뿌리내린 보람입
니다. 묵향 그윽히 살 속에 퍼져들 듯 돌 틈 구석구석 한 줌 흙을 찾아
실눈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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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집 |
| 여상인 - 경북 성주 대서국교 4년 |
우리 집 옆에는 낭기 저거 집이 있다. 낭기 저거 집은
참외를 따면 우리를 좀 준다. 작년에도 토마토를 따서
우리 집에 주었다. 나는 참 고마웠다. 우리도 그때 시나
납파를 주니까 무척 좋아했다.
또 나와 낭기는 친구다. 그래서 우리는 안 싸운다. 또
전화가 오면 우리 집으로 연락한다. 또 그때 엄마가 다
리를 딨을 때 낭기 저거 할머니가 죽을 끼려 주면서 빨
리 나으라고 하셨다. 나는 낭기 저거 할머니가 참 고마
웠다. 또 그때 내가 잘못 공을 던져 낭기 저거 하우스에
맞았는데도 용서해 주었다. 또 그때 강우가 활을 쏴서
낭기 저거 하우스를 뚫고 들어갔다. 그런데도 용서해 주
는 것을 보았다. 또 텔레비젼이 안 나오면 우리 집에 온
다. 우리 집에 올리고 니루는 기 있다. 그것만 내리면
아무 집도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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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웃집" 을 쓰노라니. 스무살적 생각이 납니다. 친구 넷이 단짝이었는데 그 중 하나만 집에 전화가 없었거든요. 스무살즈음이니 깜짝파티가 왜 그렇게 많았던지요! 우리는 말숙이와 담벼락을 나란히 하고 있는 집 전화번호를 알아내고는 불쑥 불쑥 전화를 해서 죄송하지만 말숙이 쫌 바꿔 달라고 했었지요. 그아줌마 아저씨는 무지 싫어 했는데요...호홋~ 그집에 우리 또래의 머스매 둘이 있었거든요....우린 공중전화통을 붙잡고...제발제발 그애들이 전화를 받으라고 주문을 걸곤 했지요! ...그리운 그시절...수줍음 많았던 그머스매들...머리 허연 아저씨가 되었겠네요.. 야들아~ 그때 정말 고마웠어...보고 싶다 코끼리 다리야~ 말숙이 가스나~ 별명이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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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