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늙은 갈대꽃 |
| 이은봉 |
오늘도 늙은 갈대꽃 우르르 바쁘네요
이혼당한 현이 누나 위로하러
돈벌러 서울 간 현철이네 빈집 보살피러
왕따당하는 미란이 어루만지러
이 집 저 집 정신없이 들락거리네요
종종대는 그녀의 모습 내려다보고는
낮달이 빙긋빙긋 웃어대네요
그냥 보기 좋아 입 벌어지는 것이네요
짓궃은 바람 살며시 다가와
은근슬쩍 얼굴 비벼대면
늙은 갈대꽃 너무 좋아 아찔하네요
마을 사람들 감싸주고 위로해주는 것이
그녀의 남은 생인가 보네요
늙은 갈대꽃의 사랑하는 님도
고개 끄덕이며 좋아라 손뼉을 치네요
서로를 부추기며 늘 세상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갈수록
더욱 철없어지는 늙은 갈대꽃
어느새 머리에 둘렀던 목수건 풀어
먼지 묻은 바지가랑이 툭툭 털고 있네요
하루치의 노동, 벌써 죄 마쳤나 보네요.
|
|
|
 |
| 호랑이께서 안 계실 때 |
| 이한성 - 부천 대장국교 6년 |
호랑이께서 안 계실 땐
작은 호랑이가 으르렁댄다.
오히려 큰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
쫌만 떠들어도 운동장 한 바퀴 돌리고
자기는 안 뛰고 우리만 뛰다니
큰 호랑이 있을 때가 더 좋지.
|
|
|
어제는 갑자기 좀이 쑤셔서 왜관에 갔습니다. 장날인 줄 알았더니 아니라서 읍내 여기저기를 쏘다니다가 만두가게에서 만두를 먹고 시골장터를 기웃거리다 집에 올 때는 길을 잘못 들었는데 길섶에는 벌써 갈대가 패였어요. 옴마~ 길 잘못 들기를 정말 잘했어! 를 연신 외치며 얼매나 쏘댕겼던지 아침에 일어나니 흠씬 두들겨 맞은 듯...그래도 기분은 엄청 좋았지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