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선생이 집필실 겸해서 발안 행정리의 이문구 선생 집에 잠시 머물 때였다. 동네 개 중 한 마리가 C선생만 봤다 하면 요란히 짖어대는 통 에 심사가 영 편치 않던 차에 이놈의 개가 이번에는 글쎄 방문 앞까지 바투 다가와 선생의 귀한 팔자(八字)수염을 향해 맹렬히 짖어대는 것이 었다. 생각다 못한 선생은 어느 날 발안장에 나가 쇠고기 한 근을 끊어 와 적쇠에 노릿노릿 구운 뒤 그 개를 마당 수돗가까지 유인했다. 그런 다음 고기를 향해 막 달려드는 개의 앞다리를 왈칵 물어버렸다.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마당에 나가 떨어진 개는 말할 것 도 없거니와 구경하던 동네 사람들도 그만 혼절하고 말았는데 하여간 이튿날부터 동네 개들은 선생 앞에서 모두 고분고분해졌을 뿐만 아니라 저 멀리서 선생의 발짝 소리만 들어도 꼬리를 팍 내렸다고 한다.
돌 나르기
주은옥 - 경기 가평국교 4년
점심 후 다섯째 시간에 4학년 학생들 모두가 돌을 날랐다. 강당 옆 빈터에 있는 돌을 계단 밑으로 나르는 것이다. 하기 싫은 작업을 억지로 하고 있을 때 시원한 느티나무 밑에서 깨가 쏟아지는 듯이 재미있게 웃고 있는 선생님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선생님들이 미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