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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국수 |
| 정일근 |
칼국수는 아픈 음식이다
실연한 후배와 먹는 늦은 점심
늦어서 더 쓸쓸한 공복 칼국수로 다스리며
우리는 말하지 않는다
깍둑깍둑 바람든 무우깍두기 반찬 삼아
우정시장 나무의자에 나란히 앉아 먹는 칼국수
듣지 않고서도 후배의 상실 다 알 수 있다
말하지 않고서도 내 마음 전할 수 있다
모름지기 시인의 사랑은 아파야 하느니
아픔 속에서 눈뜨는 사랑의 눈으로
칼국수처럼 잘려나간 사람들의 아픔
따뜻한 멸치국물로 한 그릇 잘 말 수 있으려니
칼국수를 먹는다
국수는 쓸쓸한 공복 넉넉히 채워주고
칼은 홀로 떨어져나와
아픈 사랑의 상처 촘촘히 벤다
베어진 아픔이 단솥 국물 속에서 다시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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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구베실꽃 |
| 김대현 - 안동대곡분교 3년 |
달구베실꽃이
불을 켰다.
낮이나 밤이나
안 꺼진다.
1969.10.10
*달구베실꽃 : 맨드라미 꽃.
꽃 모양이 닭 벼슬처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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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흑~ 맨드라미꽃의 사투리가 달구베실꽃이란 것 처음 알았습니다.
볼 때 마다 참 희얀하게 안 이쁜꽃도 있다 하였지요. 그렇게도 이쁘지 않은 맨드라미를 달고서 그리도 자랑스레 꾹꾹 울어쌌는 수탉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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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