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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월 |
| 김철주 |
깊은 계절의 주름을 껴안고
옷을 한겹씩 벗어 던져버린 가을나무들은
말이 없다 이따금 내가 쪽문이 열려진 그 집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다갈색 띠를 두른 나뭇잎의 빛깔과
우스꽝스럽게 와-와 웃음을 터뜨리다가 웃음을 멈춘 대추나무의 열
매가
제 덩치보다도 더 큰 그 집의 역사를 훔쳐보며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햇살도 슬며시 자기의 눈꺼풀을 내리고
푸르스럼한 저녁 공기에 의해 깊어져 가기만 할 때,
하릴없이 무료하게 문지방에 걸터앉은 주인집 할머니가
자기의 앉은 키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대추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담뱃불을 긋는다
한 모금씩 10월 늦가을을 깊이 빨아 당길 때마다
그녀의 주름 속에서 산초 열매처럼 반짝거리는 불빛,
그 불빛에 매달려 떨어질 듯 말 듯 온몸에 주름살만 껴입고
이제는 더이상 익어갈 수 없는 열매,
그 대추 한 알을 올려다 본다
인생도 저 열매처럼 다 그렇다는 것인가
저렇게 나이가 들고 하릴없이 무료하게 되면
한 때의 청춘의 들끓던 욕망도 그 밑그림자도 모두,
저 주름 속에 느릿느릿 새겨진다는 것일까
마음껏 기지개 한 번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바람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저 대추나무의 열매처럼
인생도 저렇게 흑점으로만 남아 눈꺼풀을 내리고
결국엔 다시 빈 방인 자기의 무덤 속으로 휩쓸려 간다는 것일까
그때마다 나는 비스듬히 쪽문이 열려진 그 집의 내부를,
아무런 의심도 없이 자주 훔쳐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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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강을 만나고 싶어 낙동강변을 따라 나섰습니다.
황금들판! 들을 때 마다 읽을 때 마다 고개 끄덕이며 그런가 보다 했었지요. 넓은들에 나서보니 그 말 뜻을 단박에 알겠더군요.
비 올 듯 내려앉은 시커먼 구름 사이로 나부끼는 갈대들도 일품이었고 벼베기 시작되면 사그라질 풍경들 때문에 ...제가 갑자기 조용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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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