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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흘 비 그치고 -정선시편 8 |
| 유경환 |
풀만 먹는 코끼리 힘 쓰듯이
파도 가르는 고래 힘 쓰듯이
강물 불어나는 빗소리에
갓 쓰고 베낭 멘 뒷모습
산안개만 마시고 신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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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외 따기 |
| 김기수 - 경북 성주 대서국교6년 |
우리 집 논은 열 마지기 조금 넘는다. 그 중에서 참외를
짓는 논은 여섯 마지기이다. 오늘 비가 오는데도 참외를 땄
다, 나는 집에서 텔레비젼을 보다가 심심하여서 외 밭에 갔
다. 아버지께서는 "이놈 자식, 왜 인자 오노." 하면서 꾸중을
하였다.
형들이 참외 나르는 것을 보고 나도 같이 날라 주었다. 그
만 나는 발을 헛디뎌서 미끄러졌다. 그래서 참외를 다섯개
나 깨었다. 아버지께서 꾸중할 줄만 알고 집으로 내빼려고
하니까 아버지께서는 "기수야! 괜찮다." 하시면서 갖다 나르
라고 하셨다. 나는 기분이 좋아서 다시 힘을 내어 갖다 날랐
다.
어머니께서 "기수야! 수고했다." 하시면서 백 원을 주셨
다. 다 따고 보니까 참외가 마흔다섯 박스나 되었다. 요사이
참외 한 박스가 오천 원뿐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년
부터 수박을 하자고 아버지에게 졸랐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이 밭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귀중
한 참외 밭이라고 하셨다. 그제서야 나는 왜 아버지께서 참
외 농사를 하나 하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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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맛은 사람의 기억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캄캄한 골목을 돌아 나와 시장길 지나 버스정류소가 있습니다
야학이 끝나는 시간 열시 삼십분. 우리는 너무 배가 고파서
창고 그득 쌓인 참외 도매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저마다 하나씩 허겁지겁 참외를 베어 물었습니다.
병아리처럼 노오란 참외들이 꼬르륵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우리는 끝없는 수다를 풀어내며 긴 골목길을 돌아 집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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