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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靈山(영산) |
| 김광규 |
내 어렸을 적 고향에는 신비로운 산이 하나 있었다.
아무도 올라가 본 적이 없는 靈山이었다.
靈山은 낮에 보이지 않았다.
산허리까지 잠긴 짙은 안개와 그 위를 덮은 구름으로 하여
靈山은 어렴풋이 그 있는 곳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靈山은 밤에도 잘 보이지 않았다.
구름 없이 맑은 밤하늘 달빛 속에 또는 별빛 속에 거무스
레 그 모습을 나타내는 수도 있지만 그 모양이 어떠하며 높
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 靈山이 불현듯 보고 싶어 고속버스
를 타고 고향에 내려갔더니 이상하게도 靈山은 온데간데 없
어지고 이미 낯설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그런 산은
이곳에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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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토끼 |
| 이형규 - 경북 봉화 서벽국교 1년 |
우리 집에는 검은 토끼와 흰 토끼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나는 검은 토끼를 흰 토끼보다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검
은 토끼는 남자같이 보여서 더 좋아합니다.
그리고 흰 토끼와 검은 토끼는 부부 같아요, 왜냐하면 검
은 토끼와 흰 토끼를 따로 놔 두면 검은 토끼와 흰 토끼는
서로 보고 싶은지 같이 집에서 나와 같이 만난답니다. 그래
서 우리는 흰 토끼와 검은 토끼를 같이 나비두었습니다. 나
는 검은 토끼와 흰 토끼가 안 헤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흰 토끼가 없어졌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누가
흰 토끼를 가지고 갔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일로 내가 결심한 것은 거짓말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거짓말로 결심한 것이 아닌데. 이 하나의 일 때문에 거짓말
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나의 결심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누군
가가 믿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비두었습니다 : 내버려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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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다닐 때
학교사육장에서 토끼를 키운 적이 있었습니다
당번을 정해 냇가에서 풀을 뜯어다 토끼에게 먹였지요
토끼들은 빨간눈을 하고 코를 쉴새없이 벌름거리면서
창틀 사이로 우리가 주는 풀을 먹곤 했습니다.
쫑긋한 두귀를 잡고 들어 올리면 발발 떠는 게 느껴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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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