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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당연필 |
| 강성철 |
흐르는 세월 따라 무뎌지는 마음 추스리려 오늘은 아들놈이 쓰다 버
린 몽당연필을 깎아내면서 생살을 발라내는 아픔으로 남은 세월도 조
금씩 조금씩 깎아내렸습니다. 방안 가득 스며든 향나무 냄새와 손 끝
에 묻어나는 흑연가루가 어디론가 사라질 즈음 끝이 얼마남지 않은 몽
당연필이 무뎌진 내 마음 콕콕 찌릅니다. 그러면 사라짐에 대한 두려
움 숨길 곳 없어 거추장스런 겉옷 한겹 더 걸치고 빈 볼펜에 꾹꾹 머
리 박은 채 가늘게 눈뜨고 바라봅니다.- 간신히 간신히 부지되는 목숨
들. 그런 가느다란 목숨들의 나날이었습니다.그렇습니다. 영위되는 목
숨이 아니라 부지되는 목숨들. 안타까운 마음에 하나씩 쓸어 모아 연
필심에 침 묻히며 꼭꼭 눌러 적어 봅니다. 바둑아 바둑아 이리 오너라.
아니다 아니다 그대여 내게 오너라. 날카로운 비수로 내 가슴에 오너
라. 볼펜 껍질에 얹혀 덤으로 사는 생 - 놓칠세라 놓칠세라 안타깝게
매달리면, 고통은 그대에게 다가가기 위한 통과의례입니까? 오늘도 다
떨어진 몽당연필 부여안고 받아쓰기 연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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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이 터지는 교실 |
| 양유정 - 전북 임실 용운분교 6년 |
1984년 3월 3일
선생님이 바뀌었다. 우리를 맡아 주실 선생님은 김익진
선생님이다. 첫째 시간에 선생님은 우리에게 일 년 동안
공부하는 자세, 공부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하셨다. 나는 선생님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서 한 분 선생님께서 두 반을 가르
치신다. 우리는 가장 어린 1학년하고 같이 배우게 되었다.
우리는 동생들을 잘 돌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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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학기가 시작 되는 날입니다
학교 갔다 온 우리아들 입이 댓발이나 나와서 툴툴 틸틸.
일년을 함께 할 담임 선생님.
같은반 친구들이 마음에 들어야 하는건데...
누런 갱지로 책표지를 입히고
연필 곱게 깎아 새학년 준비를 해 주시던 아부지.
보고 싶은 마음일랑은 꾹꾹 눌러 담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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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