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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련 |
| 김현숙 |
얼핏 들떠 보이나요. 하긴 무릎에 늘 물살을 얹고 살아가니까요. 이
리저리 밀리지 않고는 여린 몸을 버티는 정신의 등(燈)하나 달아맬
수 있나요. 달처럼 맘껏 구름을 차내며 환해지고 싶죠. 그나마 한 해
사흘은 휜다면서요. 저절로 불이 들어와 무명(無明)의 몸 밖으로 빠
져 나올 그때거든요.
한 번만이라도 회산 방죽 으로 나오세요. 대명천지를 더 밝히는 불
빛이 뭍에서 뭍으로 오르죠. 칠월에서 구월까지 길은 이어지는 데......
길 다 두고 남 따라 포개어 걷는 연잎들의 짙푸른 어둠, 몇 길 물밑 허
공을 밟고 선 꽃의 찬 이마 그 어디쯤 덜컥 오욕 칠정의 붉은 고뇌도
갇혀 있어요. 무심한 듯 바람이 밀고 가죠. 흰빛을. 멀리 갈수록 맑디
맑게 개이는 ......
*회산 방죽 : 무안에 있으며 십여만 평이나 되는 흰 연꽃의 자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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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원 |
| 오형래 - 경북 의성 안평국교 4년 |
나의 소원은 딱 한 가지가 있다. 우리 아버지는 머나먼
나라에 계신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가 몸 편히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 아버지와 헤어졌기 때문에 아버지가
지금 일을 하는지 모른다. 그래도 우리는 아버지와 서로
편지를 한다. 나는 우리 아빠가 오실 날을 손꼽아 기다린
다. 우리 아버지가 거기 계시는 날이 1년이다. 1년이면 정
말 긴 세월이다. 나는 뛰어 놀다가도 하늘을 쳐다본다. 왜
냐하면 아버지가 생각나서다.
우리 아빠는 태양열이 비치는 사막에 물을 끌어올린다.
그 물은 사막에서 칠백 미터 밑에 떨어져 있다고 하셨다.
물이 칠백 미터 떨어져 있다면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하
다. 왜냐하면 땅을 파려고 해도 모래가 무너진다. 칠백 미
터라면 그 깊이가 우리 어린이 오십 명의 키를 이은 만큼
이나 된다.
나는 우리 아빠가 몸 편히 계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
리 아빠가 사진을 보낸 것을 보니 얼굴, 팔다리가 많이 탔
다. 나는 얼른 사진을 편지 속에 집어 넣고 바깥에 나갔다.
다음날은 일요일이어서 교회에 갔다. 가서 여러 시간을
마치고 나서 기도할 시간이 되었다. 나는 기도 시간 때 속
으로 '하나님 아버지, 머나먼 태양이 비치는 사막에 계신
아버지가 몸 편히 계셨으면 ......'하고 줄줄이 외웠다.
나는 다 외우고 집에 갔다. 나는 예수님 영목을 보고 기
도했다. 우리 아버지 몸 편히 계시게 해주십시오라고 기
도 드렸다. 다음에 사진을 보니까 아버지가 병이 나으셨
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소식을 들으니 너무 기뻤다.다
음에도 일을 잘하고 있다고 소식이 왔다. 나는 다시 영목
을 보고 두 손 모아 기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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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렸을 적에는 붓들이 아버지도 미국에 갔고 햇님이 아버지도 미국에 갔고 아버지 없는 애들은 모두 미국에 갔다고 했지요. 그런 그말을 우리는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지요. 그렇게도 멀고 아득한 나라에 가버린 아버지를 기다리던 수 많은 아이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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