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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강 |
| 김수복 |
저녁이 되자 강은 허리에 감긴 해를 몸속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몸 속으로
번져오는 슬픔을 온 몸으로 떠받아 올리며 강은 제 몸이 노을이 되는 것
을 바라보았습니다 노을이 되어 스며드는 눈물을 저녁 강은 몸을 구부려
떠받들었습니다 슬픔이 기쁨이 될 때까지 슬픔이 해가 되어 온몸을 빠져
나갈 때까지 저녁 강은 몸을 구부려서 제 몸 속의 슬픔을 들여다보고 있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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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 |
| 조병년 - 상주 청리국교 4년 |
학교 올 때
보리가
다 넘어간다.
내가
이내기 줄라 해도
학교 가기 늦으까 봐
나는 학교에 간다.
*이내기 줄라 : 일으켜 주려(고)
늦으까 바 : 늦을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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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순이
소연
살랑살랑 바람이 좋은날은
큰길을 피하시고 보리 밭 사잇길로 오세요
풀벌레 소리 하늘과 땅에 가득한 날에는
말발굽 소리 요란한 정문을 피하시고
울 넘어 앵두나무 사이로 손짓하세요
잠시 후 빈 수레가 요란히 지나가고
그 뒤에 어둠이 깔려 오거든
실버들 늘어진 시냇가에서 휘파람을 부세요
그 때는
풋밤 같은 우리의 사랑은
알밤으로 영글어 가고
눈썹 같은 초생달은
보름달로 빛을 발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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