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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밭 日記 |
| 구상 |
1
밭에서 싹이 난다.
밭에서 잎이 돋는다.
밭에서 꽃이 핀다.
밭에서 열매가 맺는다.
밭에서 우리는
심부름만 한다.
2
농부가 소를 몰아
밭을 간다.
막혔던 땅의
숨구멍이 터진다.
얼어 붙었던
가슴이 열린다.
봄 하늘이
손에 잡힐 듯하다.
소와 농부가 함께
쳐다 본다.
구름이 북으로
흘러간다.
엄매......
가시도 덩굴도
헤치며
갈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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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냇물 |
| 권영희 |
물이 내려간다.
햇빛이 쨍쨍 비쳐 주만
냇물은 반짝반짝 내려간다.
냇물은 돌을 넘어 내려가네.
냇물은 내려가는데 참 아름답다.
냇물은 반짝반짝하는 기 참 좋다.
*비쳐 주만 : 비쳐 주면
반짝반짝하는 기 : 반짝반짝하는 것이.
196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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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곳으로
jin
바람에 흩날리는 비를 맞았다.
내 앉아있던 옆에 들꽃이 놓여있다.
언제나 봄은 이렇게 다가 오나보다
내 얼굴로 향하는 바람에게 물었다.
봄은 어디서 오느냐고.....
살랑거리며 젖어 가는 꽃잎은 그대로인데
길을 걸었다.
봄이 오는 곳이라 느끼는 곳으로
흩날리는 비를 맞으며
한참을 걷고 나서야 길가에 앉았다.
살랑거리며 들꽃은 젖어있다.
어느 새 얼굴 가득히 빗물이 흐른다.
봄은 이렇게 오나보다.
젖어 가는 들꽃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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