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삼십 몇년 후 |
| 나기철 |
길 가다가 공중전화에서 문득 전화를 합니다. 누나가
어쩌면 말투하며 목소리가 꼭 그대로냐고 합니다. 누나
도 꼭 그대로입니다. 나는 열일곱, 여덟 때처럼 누나에게
전화를 합니다.
수선이 서른번은 더 졌다 핀 겨울날입니다.
|
|
|
 |
| 엄마 아빠에게 |
| 정윤철 - 서울 망우국교 1년 |
1학년이 되었어요.
며칠 전 우리 반 친구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날 밤 꿈속에서 손오공의 요술 여의봉은 제 것이었
어요.
구름을 타고 다녔어요.
여의봉이 있어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어요.
아빠가 회사에 구름을 타고 가시고, 귀여운 동생이 좋
아하는 딸기도 먹고 제가 늘 가지고 싶어하던 장난감도
가질 수 있었어요.
요술 여의봉이 저에게 정말 있다면 보고 싶은 할아버
지 댁에 갈 때에 사람 많은 버스를 타지 않고 구름을 타
고 가겠어요.
그리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좋
은 옷도 주고 싶어요. 그리고 여의봉으로 북괴를 쳐부수
어 남북 통일도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집에 있는 장난감 여의봉으로 흉내내어 보았지만
안 되었어요.
엄마, 아빠.
저에게 오늘 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셔요.
꿈속에서 가져 보겠어요.
|
|
|
제목 : 장항선 안성역
쓴사람 : 초롬이
무연탄 가득실은 화물칸을
꼬리로 엮은 화물기차.....
옹기종기 보따리 장사꾼들의
이야기 꽃을 피우는 손님칸...
안성에서 천안까지 이어준
장항선 안성역.....
철로를 따라 아이들의
놀이터 철로 뚝길....
뚝길따라 하늘하늘 피어있던
가을날의 코스모스.....
토끼풀 꽃반지 만들어
손가락에 서로 끼워주고..
코스모스 머리핀으로
머리를 곱게 단장하고....
어스름 해저녁 노을도 잊은채
마냥 즐거워했던 아이들...
수많은 사람들의 기쁜 만남과
슬픈 헤어짐의 기억들을
오랜 세월 추억속으로
묻혀 버리고....
폐쇄된 장항선 안성역...
아직도 철거 되지않은 매표구..
철로 뚝길따라 때이른 코스모스
하늘하늘 피어 옛 기억을
더듬는다....
|
|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