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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미는 일 |
| 김경 |
이윽고,
밤들자 장대동 골목마다 다시 능소화들 꽃핀다 한물간 꽃대궁 흔들며 주황
의 엽서들이 쿨럭거릴 때마다 한때 암술의 부리에서 푸른 잎사귀였을 가솔
들이 호객의 살몸살로 발원하는 장대동, 몇 뼘쯤의 밤을 이고 누운 지붕의
늑골에 가시내들의 삐딱해진 입신양명이 끌려 나와 무기질의 전을 차린다
기마병 같은 사내들 몇 어머니 잔기침 같은 농담을 던지며 지나가고 간혹 휘
파람을 덤으로 띄우는 유서와 자살 도구가 차지하는 침대 사이 가짜로 짜내
는 풍문 같은 것, 밤이 깊어갈수록 장대동과 사내들 사이의 흥정은 언덕처럼
가팔라지고 그때마다 가시내들은 다시 약발 잘 듣는 불면의 안약을 동공에
넣는다 팽팽해진 간과 쓸개도 모아 한 잎 두 잎 너에게로,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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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운 누나 |
| 정진우 - 안동 대성국교 4년 |
우리 누나는 내하고는 영 반대다. 텔레비전을 볼 때도
내가 만화를 볼라고 하면 누나는 연속극을 본다고 안 틀어
준다, 그래서 누나는 밉다. 또 누나가 숙제 다 하고 놀
아라고 했는데, 내가 숙제를 다 하고 놀고 있으니까 또
책을 읽어라고 한다. 우리 집에서 제일 미운 게 우리 누
나다, 어제는 밥을 먹는데 한 개라도 흘리면 때린다고
했다. 밥을 먹는데 제길이가 흘렸는데 내보고 흘렸다고
막 속이면서 나를 때렸다. 우리 집에서 누나가 없으면
편안하게 놀고 뛰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데, 우리 누나가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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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랑하나 있다
쓴사람 : 쌈박
난 11년동안이나 한사람하고만 사귀었답니다
그애는 이상하게 서서히
날 사로잡더니
11년이나 놓아주질 않더군요
결혼하고 그앨 닮은 딸아이 하나 갖는게
작은소망이건만
사람들의 희망이란 쉽지 않나 봅니다
사랑은 항상 상투적인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계산없이 번복하더라구요
그것이 아름다운지 몰라도....
사랑은 슬픈걸 알고 기쁨을 찾는걸까요
난
그녀를 너무 사랑하는게 무섭습니다
내 어려운 삶의 역정에 그애가 있는걸 보면
너무 안타깝지만
너무 힘이 되는건 나만의 욕심이겠죠
11년의 연애가 준것은
화려한 언어가 아니라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미안함입니다
이세상에 많은 사랑에 미친 사람들이여
아프고 힘들드라도
미쳐볼만한 사람일은
사랑
그 자연의 법칙입니다
난 11년이나 한사람이 나를 사랑해주었슴니다
하지만
외로운건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고픈 내사랑이
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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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