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옛날 빵집 |
| 김영탁 |
칠십 년대 고향장터 빨간 페인트로 함부로 쓴 상식이네 빵집
애 머리만한 찐빵이 모락모락 김을 피우고 있었다;
난, 출근길 마을버스 속에서 겨우 아침을 거른 탓인지
밥밖에 모르는데, 덜커덩거리는 낡은 마을버스 바퀴가 일으키는 몸의 연동운동 일
환인가, 왜 옛날 찐빵이 생각나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찐빵 때문에 빠알간 초여름에, 난
순진한 크리스마스가 생각나고
산타클로스 할배가 문득 생각나기도 하네
전봇대가 없다면
고압선이 없다면
밤낮 없이 차들이 쌩쌩 달리지 않는다면
산타클로스 할배가 선물 나르기도 편할 텐데
아마 그 어른은 항상 하늘에서 썰매를 타고 내려와
가정방문을 한다는 내 관념의 그림카드들이
전봇대와 고압선과 무정한 차들을 걱정할 것이네.
다시, 빵집 안은 뜨거운 김으로 메워져
유리창은 뿌연 우유가 흐르고 상식이는 부르튼 손으로 찐빵을 만지네
난, 자전거 술 배달 가신 아부지를 기다리며
찐빵이 집채만큼 커져 문짝도 기둥도 지붕도 벗어버린 빵으로 된 집을 꿈 꿀 것이네
이윽고 자전거와 술통이 덜렁거리고 서늘한 찬바람에 진한 막걸리냄새를 작업복에
묻혀 오신 아부지는
뻑뻑한 막걸리에 불어터진 두꺼비 같은 손으로 한지에 싼 찐빵을 머리맡에 툭 던져
놓고 휑하니 나가셨네
찐빵과 막걸리 냄새에 난, 달고 몽롱한 꿈에 취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찐빵, 찐빵이
그 할배의 빨간 모자를 쓰고
내 낮잠 위의 조선이불을 밟고 지나가네
그리고 와르르 선물을 쏟아 놓고 지나가네,
|
|
|
 |
| 시험 |
| 이순명 - 경남 거창 샛별국교 5년 |
캄캄한 굴속에
뛰어들어가는 기분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캄캄한 굴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싫은 시험,
지긋지긋한 시험.
얼른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
|
|
옛날 찐빵이라고 쓰다보니 이 야심한 시각에 침 꼴딱~ 찐빵이 먹고 싶어 집니다. 찐빵과 만두를 시키면 한시간이 넘어서야 배달해 주는 그런 중국만두 가게가 있습니다. 이십년 넘게 변한 것이라고는 없는. 허름하고 낡고 퉁명스럽고 파리들이 냄새에 맞춰 왱왱~노래까지 부르는...그래도 노란 설탕에 쿡 찍어서 얌얌얌얌~~~
|
|
| |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