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겨울일기 2 |
| 남승열 |
우리들 지친 어깨 기대가며 살았었지
대문이 없어도 길은 사방팔방 잘도 터져 세탁소 장씨 아
저씨 장기 훈수 통에 툭사발 얻어먹어도 왕대포 한 사발이
면 그저 허허. 천사약국 윤 선생 못 잊어 약수터 오르내리며
비가(悲歌)를 부르던 검은 테 고시청년 떠나던 밤 흰 눈이
몹시도 내렸었지. 먹안경 낀 뿌연 형광등 아래 퉁퉁 부은 발
로 잔업을 안고 돌아와 손빨래하던 순이, 고개를 자알 잘 흔
들면서 이번 겨울만 견디면 잘만 견디면......낮은음자리로
힘없이 스며들던 수돗물 소리.
밤새 달려와 시를 쓰던 바람꽃은 뭐가 그리도 서러웠던지
아침이면 소리 없이 눈물 흘리곤 했었지. 등때기 스티로폼
날숨마저 꺼낼 때쯤이면 경로당 노인네들 뿔뿔이 흩어져 약
쑥 캐던 봄이었지.
어깨가 반은 잘려 나간 하늘번지 봉천동
|
|
|
 |
| 김발 |
| 김성연 - 충남 누동학원 1년 |
김은 사계절 중 특히 겨울에 하는 것인데 우리는 상풀이
라는 곳에다가도 맨다. 나도 여러 번 가 보아서 알기는 하지
만 배를 타고 먼 데로 가서 하는 것이었다.
어느 겨울이었다. 하루는 배를 타고 마을 어른들과 아버지
도 바다로 갔다. 간 지 얼마 안 가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
다는 출렁이고 파도를 일으켰다. 어머니와 마을 어른들이 걱
정을 하고 있었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배가 떠나간 일
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끝까지 해냈다. 그
뒤로 거기에다 매지 말고 집 가까운 곳에다 매라고 하였다.
그래도 올해 또 김발을 상풀에다 여섯 대나 맨다고 한다.
아버지는 한다고 하면 끝까지 해내고야 만다. 아버지의 고집
은 그 누구도 꺾을 수가 없다.
*상풀 : 땅 이름. 동네에서 발동선으로 두 시간 거리.
|
|
|
제목 : 모란 꽃 봄 오는 소리
쓴 사람 : 우연주님
여인은 .....
말로 다 못하는 사연 있기에
소리내지 않고 몸으로 울고 또 웁니다.
지난 천년
삼키며 참았던 보고픈 슬픔의 갈망들을
현실의 벽
높음에 누가 볼까 두려워
겨울바람 살 에이는 바람 부노닌 날
사람 없는 울밑에 맺히어 가며
밤이면 가지마다
죽음보다 더 보고픈 가슴을 피워 놓습니다.
그 마저......
안으로 차 오르는 젖빛 사랑
부끄러움에
뽀송한 솜털로 뽀얀 가슴 가리웁니다.
사내는.....
가슴만큼만 펴 보이려는 애타는
저 민망스러움을
멍들도록 자꾸자꾸 제 가슴 치며
가지 흔들어 오는 봄 재촉합니다.
끝내 뜨거운 숫기 그사랑 기어이 가고나서야
봄은 우리의 가슴에 오려나 봅니다.
새 천년 구정 둘째 날 늦은 8시 30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