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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 |
| 김 종 |
시장끼를 느끼며 버스를 기다린다.
빈 택시들을 다 그냥 보내고
오로지 110번 독점노선 버스를 기다리며
오늘도 허망한 20분을 잃었다.
콩나물 같은 버스 속에서
어느 친구는 땀으로 혹은 냄새로 목욕을 한다더라만
나는 시끌벅적한 소음으로 목욕을 한다.
손잡이에는 수많은 한숨과 아픔들이
그냥 쏟아질 듯 쏟아질 듯 매달려 간다.
개금을 지나 굼벵이 걸음으로 섰다 가고 또 섰다 가도
짜증은 아예 말라붙은 우거지상으로 발아래 떨어지고
누군가가 빽- 비명을 지른다.
손지갑이 날아가고
가슴 위로 손이 가는 아귀 같은 공간에서
아황산가스 냄새나는 이 마지막 같은 공간에서
그래. 누군가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
우리의 아픔이 곪아 터지는 이 순간
우리의 양심이 썩어가는 이 순간,
나는 잠시 차멀미를 잊은 채
텁텁한 막걸리 냄새도 잊은 채
갑자기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창 밖엔 춘자네집 술집 간판이 보이고
껌을 짝짝 씹고 섯는 여자들이 보이고
오늘은 왜 이리 목이 근질근질한지
이남이의 <울고 싶어라>가 왜 이리 부르고 싶은지
여인이 지르는 앙칼진 비명 위로
오늘은 박자를 맞추며 부르고 싶다.
아니, 박자도 없이 멋대로 내 멋대로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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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을 마치고 |
| 김명규 - 문경 김룡 5년 |
돌다리가 두 개 남고
다 떠내려갔다.
학교가 다른 학교 같다.
책상도 다른 같고
걸상도 다른 같다.
방학 숙제를 안 해 가지고
선생님한테 맞을까 봐
겁이 났다.
197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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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하고 화 나고 살 맛 안나는 날에는 ...
누군가에게 화 내거나 속상해 하거나 .. 살맛 안나서 죽겠어..라고
친구에게 하소연 하거나..그런데 말이지요 조금 속상 할 때는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서 혼자 삭일 수가 있는데..너무 화가 나거나 아주 많이 짜증 나는 날에는 그런 것만으로는 화가 안 풀리지요.
그럴때는 실컷 화를 내거나 마구 짜증 내거나..소리내어 울고 나면 좀 낫지요. 나 오늘 진짜 기분 안 좋으니까 건들지마~ 하고는 방에 들어가 혼자 지내거나. 옆에 아무도 없을 때는 낙서를 하지요. 맘 속에 있는 말을 글로 쓰면서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지요. 글씨 조차 쓰기 싫을 만큼 기분 언짢은 날은 그냥 기분따라 내버려 두고 말지요!
이제 곧 오늘은 지날꺼니까 내일은 좋은 일만 굴러 들어오라고 마법을
걸고는 좀 무거운 이불을 덮고 꿈없는 잠.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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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