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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향집 |
| 남승열 |
장롱 속 꽃씨 봉지
분이 홍이 이름 붙여
툇마루 눈 먼 할미
손을 잡고 가꾸시면
햇살이 찰랑거리는
우리 엄마 남향집.
아기염소 울음소리
또르르 똥 구르는
진달래 꽃술 취한
악어산도 삼삼한
언덕길 노을 한 짐을
지고 오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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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엄마의 화와 아버지의 화 |
| 김태희 - 안동 대성국교 4년 |
점심을 먹고 나물 밭에 가서 풀을 뽑았다. 엄마, 나, 동
생 세 사람이 풀을 뽑았다. 일곱 골을 뽑다가 아버지가 약
통을 미고 배추에 약을 치기 시작했다. 배추는 다 치고 무
를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머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아버
지는 엄마에게 화를 내었다.
"머, 어얘 매 놓았기에 나물에 전부 흙을 덮어 놓았노?"
하면서 눈을 한 바끼 돌렸다.
아버지는 몇 골 치다가 "때러치아 부래." 해 놓고 풀만
뽑고 "가만히 나도." 하면서 집에 가 버렸다.
엄마는 아버지가 집에 가고 이렇게 말했다.
"할일이 없어 노니 사나가 삐뜩그며 가지 보래. 사나가
저러는데 내가 머 하는데 일을 하노?"하면서 계속 일을
하였다.
아버지는 다시 와서 약을 주었다. 아까 무에 주다가 갔
으니까 무에 먼저 주었다. 요번에는 엄마도 화가 나서 아
무 말 없고 아버지도 아무 말이 없었다. 우스워서 속으로
나 혼자서 웃었다.
나중에는 집에 와서 웃으시기도 하였다. 엄마가 탁주도
사다 주셨다.
나도 엄마 아빠처럼, 시집 가서 화를 내다가도 웃고 서
로 아껴 가면서 살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미고 : 메고, 바끼 : 바퀴. 삐뜩그며 : 삐뚤어져서, 삐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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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부지 살아 생전.
아부지 집에 들어 오시면 엄마는 아무것도 못하고
아부지곁에만 있어야 했습니다.
테레비도 같이 보고 웃기도 같이 웃고.
그러다 엄마가 이 닦고 세수하러 가서 좀 오래 걸리면
"야들아. 느그 엄마 어데 갔노?
이제부터 목욕탕에서 살 낀가. 여 이불 갖다 줄까 물어봐라."
불 같은 성격의 울아부지.
"엄마, 아부지가 찾으시는구만. 빨리 좀 씻고 나와~"
"아구 무시라~ 그눔의 영감쟁이. 잠시도 사람을 가만 안 놔둔다."
"아이, 우째 거게서 안자고 벌써로 나오는가요?"
"아, 하마나 이불을 갖꼬 오나 싶어 암만 기둘리도
당신이 이불을 안갖꼬 와서 할수 없이 나왔꾸마~."......
이제 아부지 먼저 가시고 엄마 혼자 오도마니
테레비젼 앞에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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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