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의 시 한편
기억
김규화            

내 가슴 속 어딘가에 티끌로 숨어 살다가 부르면 냉큼
필름을 돌린다 아주 어렸을 적 어머니의 떠 준 밥숟갈을
받아먹던, 여학교 화단의 환한 목련꽃이던, 사무실 창밖
한 소절 소음이던 이날 이때까지 내 안에 살면서 샅샅이
기록해 놓은 총천연색 필름, 이것저것 찾아서 향기를 칠
하여 오직 내게만 보여준다

싫증이 나고 무서울 땐 "그만 나가"하면 슬금슬금 눈치
보며 뒷걸음질쳐버려, 안 본 지 너무 오래된 필름의 한쪽
은 흑백으로 변하고 더 오래된 것은 하얗게 바래고 그러
나 어떤 것은 몸을 더욱 튼튼히 하여 파도같이 바위같이
소리지르며 내 앞에 버티어 선다

시속 100Km로 가는 운전을 방해하여 내가 사고를 내면
내 몸과 함께 바스러질 비디오 필름, 지금은 아직 내 가슴
을 갉아먹고 사는 것들


소꼽놀이
강경학 - 경남 거창초등 4년            

소꼽놀이를 하였다. 여럿이 한 것이 아니고 혼자 하였다.
마당에 있는 잡초를 뽑아 나물을 하였다. 그리고 밥은 흙으
로 하였다. 혼자 하여서 그런지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저
녁을 먹고 나서 부엌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냉장고에서 호박과 무, 당근을 꺼내서 조금 잘라서 국을
끓였다. 끓고 있는 도중에 고춧가루와 맛소금도 뿌려 끓였
다. 다 끓은 다음에 뚜껑을 열엇따. 하지만 아무 좋은 냄새
도 안 났다.
그래서 그릇에 담아 먹어 보았다. 그런데 그 맛은 너무 느
끼했다. 그래서 금방 토해 버릴 것 같앗다. 그런데 그 때 마
침 엄마께서 들어오셨다. 그래서 엄마께서 크게 야단치셨
다. 어린애처럼 소꼽장난을 한 것이 부끄러웠다.

1993.5.22.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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