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의 시 한편
겨울 풍경
박남준            

겨울 햇볕 좋은 날 놀러가고
사람들 찾아오고
겨우 해가 드는가
밀린 빨래를 한다 금세 날이 꾸무럭거린다
내미는 해 노루꽁지만하다
소한대한 추위 지나갔다지만
빨래 줄에 널기가 무섭게
버쩍 버썩 뼈를 곧추세운다
세상에 뼈 없는 것들이 어디 있으랴
얼었다 녹았다 겨울 빨래는 말라간다
삶도 때로 그러하리
언젠가는 저 겨울빨래처럼 뼈를 세우기도 풀리어 날리다가
언 몸의 세상을 감싸주는 따뜻한 품안이 되기도 하리라
처마 끝 양철지붕 골마다 고드름이 반짝인다
지난 늦가을 잘 여물고 그중 실하게 생긴
늙은 호박들 이 집 저 집 드리고 나머지
자투리들 슬슬 유통기한을 알린다
여기저기 짓물러간다
내 몸의 유통기한을 생각한다 호박을 자른다
보글보글 호박죽 익어간다
늙은 사내 하나 산골에 앉아 호박죽을 끓인다
문 밖은 여전히 또 눈보라
처마 끝 풍경소리 나 여기 바람 부는 문밖 매달려 있다고,
징징거린다


나무하기
이정순 - 화천 운수분교 4년            

소와 아버지가 나무를 해가지고
비탈길에서 내려온다.
오다가 불 해놓고 쉬다
눈으로 덮어 죽이고 내려온다.
눈이 덮이고 얼음이 얼어서
빨리 내려온다.
소도 식식
아버지도 식식
내려와서 여물 먹고
또 간다.
가서 토막 나무를
약 30개 발구에 달고
내려온다.
소도 힘이 나는 듯
식식거리며 마구간으로
들어간다.

*해놓고 : 피워 놓고.
발구 : 짐을 나르는 눈썰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과 기쁨이 충만 하길 빕니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