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의 시 한편
물가에서의 하루
천양희            

하늘 한쪽이 수면에 비친다. 물총새가 물 속을 들여다보고
소금쟁이 몇 개 여울을 만든다. 내가 세상에 와 첫눈을 뜰
때 나는 무엇을 보았을까. 하늘보다는 나는 새를 물보다는
물 건너가는 바람을 보았기를 바란다. 나는 또 논둑길 너머
잡못 숲을 숲 아래 너른 들판을 보았기를 바란다. 부산한 삶
이 거기서 시작되면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바라지 않기를 바
랐을 것이다. 산그늘이 물 속까지 따라온다. 일렁이는 물결
속 청둥오리들 나보다도 더 오래 물 위를 헤맨다. 너는 아는
구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 물이란 걸 아는구나. 오늘따
라 새들의 날개짓이 환히 보인다. 작은 잡새라도 하늘에다
커다란 원을 그리고 낮게 내려갔다 다시 솟아오른다. 비상!
절망할 때마다 우린 비상을 꿈꾸었지 날개가 있다면......날
수만 있다면......날개는 언제나 나는 자의 것이다. 뱃전에
기대어 날지 않는 거위를 생각한다. 거위의 날개를 생각한
다. 물은 왜 고이면 썩고 거위는 왜 새이면서 날지 않는가.
해가 지니 물소리도 깊어진다. 살아있는 것들의 모든 속삭
임이 물이 되어 흐른다면......물소리여, 너는 세상에 대해
무엇이라 대답할까 또 소리칠까 소리칠 수 있을까.


파리
강준환 - 상주 청리국교 4년            

어, 파리가
창문에 바뜨러
널쩌네.
자꾸자꾸
널쩌네.
어, 이제
안 올라간다.
파리가 아픈 듯이
앉아 우는 같다.

*바뜨러 : 받혀, 부딪혀.
널쩌네 : 널찌네, 떨어지네.

196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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