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의 시 한편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고재종            

하늘의 정정한 것이 수면에 비친다. 네가 거기 흰구름으
로 환하다. 산제비가 찰랑. 수면을 깨뜨린다. 너는 내 쓸
쓸한 지경으로 돌아온다. 나는 이제 그렇게 너를 꿈꾸겠
다. 草露초로를 잊은 산봉우리로 서겠다. 미루나무가 길게
수면에 눕는다. 그건 내 기다림의 길이. 그 길이가 네게
닿을지 모르겠다. 꿩꿩 장닭꿩이 수면을 뒤흔든다. 너는
내 외로운 지경으로 다시 구불거린다. 나는 이제 너를 그
렇게 기다리겠다. 길은 외줄기. 飛潛비잠* 밖으로 멀어지듯
요요하겠다. 나는 한가로이 거닌다. 방죽가를 거닌다. 거
기 윤기 흐르는 까만 염소에게서 듣는다. 머리에 높은 뿔
은 풀만 먹는 외골수의 단단함임을. 너는 하마 그렇게 드
높겠지. 日月일월 너머에서도 뿔은 뿔이듯 너를 향하여 단
단하겠다. 바람이 분다. 천리향 향기가 싱그럽다. 너는 그
렇게 향기부터 보내오리라. 하면 거기 굼뜬 황소마저 코를
벌름거리지 않을까. 나는 이제 그렇게 아득하겠다. 그 향
기 아득한 것으로 먼 곳을 보면. 삶에 대하여 무얼 더 바
래 부산해질까. 물결 잔잔해져 水心수심이 깊어진다. 나는
네개로 자꾸 깊어진다.


*비잠 : 날고 헤엄치는 것.


어머니
윤원숙 - 상주 청리국교 3년            

우리 어머니는
아기를 업고 가서
밭을 매요.
내가 아기를
봐 주마 좋겠어요.

*봐 주마 : 봐 주면
학교에서 어머니를 걱정하여 쓴 시.

1963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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