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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
| 문태준 |
배꽃이거나 석류꽃이 내려오는 길이 따로 있어
오디가 익듯 마을에 천천히 여럿 빛깔 내려오는 길이 있어서
가난한 집의 밥 짓는 연기가 벌판까지 나가보기도 하는 그런
길이 분명코 있어서
그 길이 이 세상 어디에 어떻게 나 있나 쓸쓸함이 생기기도 하여서
그때 걸어가 본 논두렁길이나 소소한 산길에서 봄 여름 다 가고
아, 서리가 올 때쯤이면 알게 될런지
독사에 물린 것처럼 굳어진 길의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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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하늘에도 슬픔이 |
| 이윤복 - 대구 명덕국교 4학년 |
6월 1일 수요일 맑음
어젯밤 돈을 못 벌어 왔기 때문에 오늘 아침은 굶게 되었
습니다. 한 끼쯤 굶는 것은 이제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저녁 먹기 위해서는 장사를 나가지 않으면 밥을 얻으러 나가
야 합니다.
순나는 참다 못해 깡통을 가지고 밥을 얻으러 나갔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윤식이와 태순이는 불도 때
지 못한 방에 가만히 누워 있습니다. 방안은 비가 새어 아랫
목이 축축하게 젖어 있습니다.
네 시쯤 되어 나는 내 옷과 동생들의 옷가지를 가지고
앞산 밑 개울가로 빨래하러 갔습니다. 그러나 비누도 없이
빨려고 하니 옷이 다 찢어져 버릴 것 같아서 그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하늘을 쳐다보니 밤엔 꼭 비가 내릴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께선 어제 저녁부터 허리가 쑤신다고
하시더니 어디로 가셨는지 돌아오지 않습니다. 나는 먹을
것만 많이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동생
들이 배고프다고 울면 나도 같이 눈물이 나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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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