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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은 알지만 빨리 말하시지 않는다* |
| 신경림 |
이레 동안 줄기차게 비가 내려 강이 넘치고 성난 강물이 한밤중
에 강마을을 덮쳤다.
죽고 다치고 떠내려가고 부서지고......백여 호 중 멀쩡하게 살
아남은 곳은 단 세 군데. 교회와 동사무소와 슈퍼마켓.
건설 현장에 함께 노무자로 다니던 부자는 십리 아래 갯벌에서
따로따로 시체로 발견되었다.
슈퍼마켓의 판매원 처녀는 반 토막이 난 달개방에 휩쓸려 떠내
려가서는 열흘이 넘도록 찾아지지 않았다.
바쁠 때만 동사무소에 나가 일을 도와주는 늙은 퇴직 공무원은
큰 바위에 다리가 깔려 산송장이 되었다.
노래방에 도우미로 나간다고 풍문이 돌던 동사무소 아랫집 젊
은 새댁은 다리 난간을 붙잡고 겨우 목숨을 구했으나 뱃속의 아기
를 잃었다.
......
모처럼 햇살이 눈부신 주일날. 수마가 할퀴고 간 폐허 위라서
더 밝고 환한 교회에서 집회가 열렸다. 목사 소리 높여 설교하기
를 "하느님은 알지만 빨리 말하시지 않는다."
집을 잃고 이웃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엎드려 오오
하느님 울부짖기만 할 뿐, 감히 질문하지 못하니,
무엇을 알고 무엇을 빨리 말하시지 않는다는 것인지, 하느님이.
*톨스토이의 동화 제목에서 따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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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 푸우님 |
| 임혜영 - 서울 문창국교 5년 |
푸우는 참 미련한 곰입니다. 푸우는 꿀을 몹시 좋아하
므로 나무에서 떨어지기까지 하면서 벌집의 꿀을 꺼내
먹으려고 하였다. 푸우는 꿀만 보면 먹어댄다.
하루는 푸우가 토끼네 집에 가서 꿀을 너무 많이 먹었
기 때문에 문이 막혀 일주일 동안이나 문에 껴 있었다.
나는 이 장면이 한편 재미있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였다.
또 코끼리를 잡으려고 구덩이를 파서 꿀단지를 넣어
놓고 나중에는 그 꿀을 먹으려고 자기가 함정에 빠졌다.
자기가 자기 꾀에 넘어갔다. 나는 이것을 보고 어찌나
우스웠던지 모른다.
홍수가 났을 때 푸우가 빈 단지를 물에 띄워 타고 갈
생각을 해냈다. 그렇게 미련스러운 푸우가 그런 꾀까지
냈다. 참 신기스럽기도 하였다.
푸우는 인정이 많다. 늙은 당나귀 이이요오를 위해 푸
우는 꼬리도 찾아 주고 생일 선물도 주었다. 푸우가 하
는 것이 귀여웠다. 그것은 푸우의 마음씨가 착하고 끈기
있으며 씩씩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푸우 외에도 별난 동물이 많다. 올빼미는
항상 잘난 척하며 어려운 말만 쓰고, 아기 돼지는 자기
가 더 영리하면서 늘 푸우의 행동을 부러워했다. 또 크
리스토파 로빈은 귀여운 어린이이다.
우리 모두 푸우의 끈기와 노력과 침착한 용기, 명랑한
성격을 본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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