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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 산길을 지우고 |
| 고월환 |
발길 뜸한 한갓진 산촌. 한해가 기울쯤 장가든 산총각 볏짚단 소복
히 마당에 재우고 곳간엔 쌀가마니 솔솔해 장날엔 새끼줄에 엮은 자반
고등어 차곡차곡 소금독에 쌓고 장작 한 짐 그득 지고와 청태 두른 우
물가 한 두레박 길어 벌컥벌컥 들이키며 "힘은 쓸수록 느는 벱이여"손
바닥만한 하늘 일찍 해 떨어져 마른 담장이덩쿨 얼크러설크러 풀지 않
던 동짓달 장장한 밤 한아름 장작 뽑아 고래 깊숙이 밀어 넣으면 등짝
이 홧홧해. 사락사락 처마에 부딪는 싸락눈 소리 굴뚝에 맴돌다 하얗
게 터지는 소리 일렁이는 호롱불 자지러져 천정 서까래 어디론가 떠매
고 가려는 듯 하늘로 솟구치다 다시 호롱불 가물가물 제자리 찾아들기
바빠 흙벽 짚대궁 쑥쑥 내밀어 구멍구멍 어둠이 꽉 틀어앉아 호롱불로
더 밝힐 수 없어 멀건 달덩이 은빛 눈밭을 들이켜면 헛증이 나, 거 뭐
출출해. 은근 슬쩍 녹인 인절미 말간 속살 미어져 나오는 홍시에 푹
담궈 마주앉아 한 입 물면 봉당 위 놀던 달빛 온 마당 쓸며 삽짝문 돌
아 나갈 때니 동짓달 밤이 긴 밤도 아니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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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까치 설날이 다가 온다고
눈이 잦네요
게다가 바람 쌩쌩 불고요
눈 내린 후에는
손 조심 발 조심 마음도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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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