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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 改作 |
| 김경미 |
어머니는, 옷은 떨어진 걸 입어도 구두
만큼은 비싼 걸 신어야 한다 아버지는, 소고기는
몰라도 돼지고기만큼은 최고 비싼 질을 먹어야 한다
그렇다 화장하다 만 듯 사는 친구는, 생리대만은 최고급이다
먹는 입 싸도 칫솔에만큼은 돈을 아까지 않는,
누구는 귀를 잘라 팔지언정 음악만은 기어이 좋은 걸 쓴다.
다들 세상의 단 하나쯤은 질을 헤아리니
그렇다 라일락꽃들의 불립문자 탁발의 봄밤 혹은 청색
다도해의 저녁 일몰이야말로 아니다 연애야말로 삼각
관계야말로 진정 질이 전부이다 고난이야말로 매혹의
우단 벨벳 검은 미망인 기품으로
잘 지어 입혀야 한다 몸이야말로 시계를 꺼낼 수 없는 곳
영혼이든가? 기도야말로
그렇다! 품종이 좋은 하늘을 써야 한다 관건은,
가장 비싼 것 하나쯤엔 서슴없이 값을 치루니 귀함이 가장
싼 셈, 숨만큼은 정말 제대로 비싼 값을 치루는 것
다 쓴 이쑤시개처럼 봄햇빛들 쏟아지는
오후
싸구려 프라스틱 용품들 한없이 늘어놓아진 봄길에
값이여 말 자꾸 많이 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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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이 터지는 교실 |
| 양유정 - 전북 임실 용운분교 6년 |
5월 8일
오늘은 어버이날이기도 하고 석가 탄생 날도 된다. 그
래서 오늘은 학교를 안 가도 된다. 나는 엄마에게 오늘은
어버이날이니 일을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말
이 나오질 않았다. 그리고 꽃도 달아 주고 싶지만 돈이 없
어서 꽃도 달아 주지 못했다.
6월 24일
오늘은 우리 보리 타작을 한다. 나는 교회를 가려고 했
는데 아빠가 나도 보리 타작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교회에 가는 것은 포기했다. 나는 보리 타작을 하는데 내
가 하는 일은 타작기에서 나온 보리를 깨끗이 하는 것이
다. 나는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나 잠시 뒤부터
는 싫증이 났다. 하기가 싫었으나 열심히 했다.
7월 18일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 방학이다. 친구들과 선
생님과 한동안 떨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나는 방학이 좋
다, 그러나 방학 동안 용대하고 상훈이가 전학을 간다는
소문이다. 용대하고 상훈이가 가면 우리 반 학생은 겨우
열 명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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