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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의 언덕 |
| 홍성란 |
봄비 한번 제대로 오니 온 산 휘두르는 봄꽃 봄꽃들
그 꽃그늘에 가린 진달래도 살살 타되.
꽃송이 몇 대 못 올리는 건 너나 나나 한 가지
한 섬 눈물 흘리며 황사 지나는 사이
거품 문 생각들 죽어 떠내려가는 사이
창밖엔 봄을 몰고 가는 하얀 바람 보이고
얼마나 많은 꽃들 이 별에선 피고 지는지
얼마나 많은 일들 벌어지는지 알 수 없으니
그렇지, 그럴 수도 있겠지......못 참거나, 부끄럽거나
두려운 건 아무렇게나 덜걱대는 심장이어서
미안한 건 하다 만 연애나 읽지 않은 책들일까
농익은 포도주 마냥 깊어 가는 내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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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 가리기 |
| 김종철 - 안동 대곡분교 2년 |
보리를 가린다.
나는 아시고
아버지는 가린다.
나는 아시면서
형님도 대구 가 있고
누나도 대구에 가 있는데
열심히 해야 우리도
대구에 가서 살지.
생각했다.
*가리기 : 곡식단이나 나뭇단 따위를 차곡차곡 쌓아 더미를 짓는 것.
아시고 : 가릴 수 있도록 곡식단을 갖다 주는 것을 '아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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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