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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 화전 |
| 이문재 |
그 여자는 옛이야기를 한다
늙은 산 안으로도 봄은 지천, 그 여잔
맨 처음 살던 얘길 하고 분홍 꽃가루
한숨처럼 날아, 날아들 간다 눈부셔
눈이 부셔 멀리는 못보고 그 여잔
신발벗고 아예, 옛날로 가 있는다
화전은 익어서 타는데 그 여잔
홀로 있게 된 날이 더 많아진 그날을
가렵다는 듯 얘기한다 꽃 진 봄나무들
꽃 생각에 진저리치는지 여린 연두빛도
팽팽해지는데, 그쯤에서 그 여잔
돌아오지 않으려나 보다, 답답해
가슴이 답답해 저고리를 벗고 그 여잔
뻐꾸기 같은 딸국질을 한다 꺾어지며
운다, 봄의 한 가운데 늙은 산
지천으로 봄인데 옛날에서 못돌아오는
그 여자 뻐꾸기 소리에 실려, 실려서
하얗게 하얗게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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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운기 |
| 전유정 - 경북 봉화 서벽국교 5년 |
우리 집에는 경운기가 있다. 경운기는 논도 갈고 밭고 간
다. 논을 갈 때에는 경운기 바퀴에 흙이 달라붙는다. 그리고
밭을 갈 때에는 먼지가 온 밭을 감싼다.
소도 경운가기 하는 일을 하지만 못하는 것도 많고 힘이
든다. 그래서 안동 농고에 다니는 큰오빠가 아버지께 경운기
를 사자 해서 아버지께서 사셨다.
경운기를 사니 힘도 덜 들었다. 아버지께서는 틈이 나면
경운기를 몰고 다니면서 다른 사람의 논밭도 갈아 준다. 그
리고 장날이 되면 차를 안 타고 경운기를 몰고 간다. 나는 경
운기가 우리 집에 있으니까 살림이 더 알뜰해지는 것 같다.
나는 아버지께서 경운기를 참 잘 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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