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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장 |
| 김춘수 |
옥양목 두루마기에 단장이 썩 어울리는
한 면장은
외가 쪽으로 가까운 형님뻘 되는
육순 형님 면장은
정자나무 그늘에서
땅따먹기에 정신이 없는 조무래기들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니 커서 머 할끼고 물으시곤 하시는 게
취미시다
종수 생수 홍기... 우리 일곱 명 중
여섯 명이나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인데
이러다가는 나라에 대통령이
너무 많을 것만 같아 나는 모기소리
만한 목소리로 간신히 면장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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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에 옷은 없는데 |
| 김숙자 - 안동 대곡분교 3년 |
1971년 1월 9일
객골서 내가 토끼국을 가지고 우리 집에 왔습니다. 객
골은 목노를 나 가지고 우리 작은집은 여섯 마리 잡고, 영
화네는 세마리, 큰집에는 두 마리, 대기네는 한 마리, 그
래 마구 열두 마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오늘 아침에
국 끼리 가지고 왔습니다.
*목노 : 노, 철사 따위로 고를 내어 짐승을 잡는 데 쓰는 것
마구 : 모두
1월 10일
오늘은 옹굴에 물이 따래 가지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고 우리는 물이 없어 안 펐습니다. 그래서 내가 저녁에
한 동우 푸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한 동우 이고
왔습니다. 그것도 내가 물이 없는 걸 가지고 억지러 한 동
우 퍼 가지고 이고 왔습니다.
*옹굴 : 우물,
따래 가지고 : 달려 가지고
동우 : 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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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