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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려 들어가는 먼지를 생각함 |
| 허문영 |
일요일 아침에 할일 없는 나는 21세기형 최첨단 진공청소기를 몰고
온 집안 구석구석을 빨아들인다 살다보면 모든 것들 먼지로 부서지는
지 앞산 그림자까지 방바닥에 부서져 있다 집안은 온통 먼지투성이인
데 먼지 같은 내가 먼지들을 빨아들인다 어젯밤에는 길거리에서 보았
던 야한 여자의 눈빛에 나의 절반쯤이 빨려 들어갔었는데 겨우 정신차
리고 빠져나왔다 따지고 보면 점잖은 나무들도 은밀히 물을 빨아들이
고 정숙한 숲도 혓바닥으로 안개를 빨아들인다 세상은 빨고 빨리는 것
의 힘겨루기일지도 모르는데 나는 진공청소기의 파워를 최대로 하고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장롱 밑의 오래된 먼지처럼 숨죽인 내 영
혼도 빨아들이고 온 집안에 흩어져 있는 꿈의 파편들까지 몽땅 빨아들
이면 내 집은 진공상태가 되어 하늘로 떠오르고 우리는 머나먼 은하수
로 흐를지도 몰라 아! 그런데 저기 카펫 위에 달라붙은 채 빨려 들어가
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그대 머리카락이 보인다 머리염색약 훼미닌
85호의 색깔 같은 그대 머리카락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부드러움인데
아무리 빨아들여도 빨려 들어오지 않는다 어두운 진공청소기의 창자
속에서 내 살점은 그대 머리카락을 기다리고 있는데 먼지의 먼지 같은
내가 세상 먼지들과 섞인 채 그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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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 |
| 김선모 - 안동 대곡분교 2년 |
뻐두리는 꽁지만 치고 간다.
미꾸라지는 몸과 꽁지를 흔들며 간다.
*뻐두리 : 민물고기의 한 가지. 버들뭉치. 뻐들뭉치
꽁지 : 꼬리, 꼬랑이, 꼬랭이, 꼬래기, 꼬랑대기, 꼬랑대이,
꽁대기...따위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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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