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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전과자 |
| 최금진 |
수갑을 찬 수형의 어둠이 줄줄이 끌려오는 밤길
그 중심엔 언제나 파출소가 둥둥 떠있네
진눈깨비 떠다니는 골목에서 나는 그를 기다리네
복수심은 잠시 멈칫거리며 담장에 몸을 숨기네
중얼중얼 레위기를 읽으며 가로등이 지나가고
새파랗게 머리를 삭발한 눈들은
길에 닿자마자 더러워지네, 건달들의 삶이란
모든 길을 지나 불켜진 파출소로 흘러오기 마련
나는 파출소를 꺼내어 성호를 긋는다
나는 아주 쉽게 그를 찌를 것이네
십자가와 모텔의 붉은 등만 묘비처럼 남은 도시에서
부디 복수심이여, 자비를 베풀지 마시압!
주머니 속의 칼처럼 나는 날선 결심을 만지작거리네
향불인 듯 심장은 붉은색을 깜빡이고
눈을 뜨거나 감아도 어둠은 그저 어둠인 이 밤길에서
참회는 참회가 아니라네
그러므로 칼자루에 맹세한다
지금은 인적 없는 자정, 달조차 없는 빛의 사각지대
찌익 긋는 성냥처럼 아주 조금만 견디면
뜨겁게 사그라지고 마는 밤
나의 단단한 확신은 결코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제 무게로는 더는 가벼워질 수 없는 눈송이들 곤두박질치고
그 끝에서, 그는 온다
밤의 무채색 위에 덧칠해진 제 그림자를 벗어 외투처럼 흔들어대면서
충혈된 눈동자에 매달리는 눈들을 하나씩 잡아 떼면서
각오하듯 그는 온다, 잘 가라 진눈깨비들아
다시는 우리 이 길에서 헤매지 말자
나는 너를 찌를 것이다,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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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횃불놀이 |
| 김대철 - 경북 하령국교 3년 |
어젯밤에 나와 정우, 그리고 시우와 횃불 놀이를 하였다.
먼저 짚단을 가져와 불을 피웠다.
우리는 재를 끌어 모아 깡통에 담았다.
나무를 넣었다. "윙윙"하고 소리가 나도록 돌렸다.
불이 붙었다. 캄캄하던 것이 밝아졌다.
정우와 나는 횃불을 돌리고, 시우는 까스 통을 불에 넣었다.
조용하던 것이 2분쯤 있으니 "시시시시" 하고 소리가 나
더니 "펑" 하고 시끄러워졌다.
횃불을 돌리던 정우도 깜짝 놀라, 횃불 깡통을 쏟고 말았다.
우리는 주워 담고, 횃불 깡통을 공중으로 던졌다. 아주 멋있었다.
우리는 다시 주워 물에 던졌다.
김이 나면서 "씨씨씨" 하고 소리가 났다.
우리는 내일 또 놀기로 하였다.
- 마늘 심는 마을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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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