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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냉이 |
| 최문자 |
모래 속에 손을 넣어본 사람은 알지
모래가 얼마나 오랫동안 심장을 말려 왔는지.
내 안에 손을 넣어본 사람은 알지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말려 왔는지.
전에는 겹 백일홍이었을지도 모를
겹 동백이었을지도 모를
꽃잎과 꽃잎 사이
모래와 모래 사이
나와 그 사이
그 촘촘했던 사이.
보아라,
지금은 손가락 쑥쑥 들어간다.
헐거워진 자국이다
떠나간 맘들의 자국
피마른 혈관의 자국.
신두리 모래벌판 가본 사람은 알지
피마른 자국마다 꽃 피는 거
헐거워진 모래 자궁으로도 노랗게 꽃 피우는 거
지금, 신두리 모래벌판 꽃냉이 한철이다.
슬픔도 꽃처럼 한 철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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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의 하루 |
| 김현이 - 서울 송정국교 6년 |
나는 날마다 6시에 일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집은
콩나물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새벽
3시나 4시에 일어나시고 어머니께서도 아버지와 함께 일어
나셔서, 아버지께서는 콩나물 배달을 하시고 어머니께서는
콩나물을 씻고 오빠도 콩나물을 동네 가게에 배달하고 나서
집에 와서 학교에 간다.
나는 6시에 일어나서 방 청소를 하고 오빠 밥을 차려 준
다. 우리 집은 동생만 아무 것도 안 할 뿐 아니라 날마다
7시 넘어서 일어난다. 나는 내 동생을 부러워할 때도 많다.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7시에 일어나지 못한다. 왜냐하면
내가 늦게 일어나면 방 청소도 못하고 오빠 밥을 늦게 차려
주기 때문이다.
또 어머니께서는 새벽에 콩나물을 씻고 나서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나는 그때마다 어머니께서 콩나물 장사를
안 하시고 집에서 밥이나 하시고 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아버지께서도 새벽에 일어나시지 말고 6시나 일
어났으면 좋겠다.
나는 가게에 콩나물을 갖고 오라는 전화가 오면 가기가
싫고 창피하다.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또 학
교에서 아이들한테 말하기도 싫다. 콩나물 장사라는 것을
떳떳하게 말하고 싶지만 아이들이 놀릴 것만 같고 그래서
나는 싫다.
나는 우리 집이 다른 집들보다 일찍 일어나고 하는 것이
싫고, 돈을 많이 벌어서 가게를 차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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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