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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
| 박영근 |
장지문 앞 댓돌 위에서 먹고무신 한 켤레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동지도 지났는데 시커먼 그을음뿐
흙부뚜막엔 불 땐 흔적 한 점 없고,
이제 가마솥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뒷산을 지키던 누렁개도 나뭇짐을 타고 피어나던 나팔꽃도
없다
산그림자는 자꾸만 내려와 어두운 곳으로 잔설을 치우고
나는 그 장지문을 열기가 두렵다
거기 먼저 와
나를 보고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저 눈벌판도 덮지 못한
내가 끌고 온 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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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친구 기성이 |
| 남연경 - 경기 부천 약대국교 6년 |
5학년 마지막 학기가 끝날 무렵 부천으로 이사 오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5학년 내 짝은 김기성, 나하고
친한 친구였다. 남이 볼 때 우리 둘은 친형제처럼 친하
다, 기성이는 얌전하고 거짓말도 안 하는 착한 아이다.
내가 기성이에게 부천으로 가게 되었다고 말할 때 놀라
며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기성이네 집에 가면 기성이 어머니가 반겨 주시며 친
하게 지내라고 말씀하실 때에는 나는 "예" 하고 대답한
다. 기성이와 나는 숙제도 같이 하고 무엇을 할 때도 기
성이와 꼭 같이 한다.
그런데 기성이는 다 착한데 눈물이 너무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기성이에게 울보라고 놀릴 때마다 내가 놀리지
말라고 한다. 기성이에게 "기성아, 아무데서나 울지 말
고 정 슬플 때만 울어," 하고 말하면 "알았어." 하고 대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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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흐흑~
아무데서나
마음내키는대로 앙앙~ 울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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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