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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돤 것들은 눈이 많다 |
| 김수우 |
산골옛집 부엌문짝
땔감 속에 묻혔다 그 세월 건져올린 손끝에서
앉은뱅이 책상이 되었다
자라는데 백 년 문짝으로 사는데 백 년
대못자국 곰보로 다시 백 년을 늙어갈
바람구멍 숭숭한 그 참죽나무 책상을 들인 후
방은 눈동자로 가득하다
책을 펼쳐도 통 안 읽히는 게
푸른 응시 때문임을 안 후
오래된 것들의 눈길을 듣는다
온몸이 눈이 되어서야 내 사람을 찾을거나
온몸 눈빛 되어서야 그 그림자 선명해질거나
팰 대로 패인 나이테 자꾸 일렁여
바람벽에 무늬지는데
참어른 한 분이 오셨구나, 조심스러워
자다가도 가끔 일어난다
문득 잠깬 하루, 그 안에 원시늪 푸르겠구나 싶어
구멍 하나 무심히 들여다보다, 순간
나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참죽나무 잎순과 마주치고 만다
뜨거워라, 저 눈! 오래된 것들은
눈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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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싸움 |
| 황원규 - 성주 대서국교 5년 |
나는 일요일날에 흙 싸움을 하였다. 그래도 우리 편보다
는 승규 편이 더 많았다. 우리는 춘동이 저그 논에서 흙 싸
움을 하였다. 우리는 흙을 주워서 던졌다. 또 큰 흙덩이도
건져서 마구 적끼리 싸움을 하였다.
또 우리는 인원수가 적어 불리하여 흙을 물에 넣어 빼서
는 다른 흙을 좀 발라서 던졌다.
기수는 논을 나가 우리가 던지는데 옆에서 던졌다. 또 승
규 편이 쳐들어왔다가 되돌아갈 때 기수가 걸어서 가는 것
을 수야가 숨어 있다가 기수 뒤에서 기수 머리에 던져 기수
는 놀랐고, 우리는 한바탕 웃고는 흙을 물에 넣어서 빼 가
지고 물똥을 만들어서 우리가 먼저 쳐들어갔다.
승구 편은 도망가기 바빴고, 우리 편은 쳐들어가기 바빴
다. 나는 승규에게 "물똥 아시나요?"하고 던졌더니 승규
머리를 스쳐 지나갔는지 맞았는지는 잘 몰랐다.
그리고 우리는 춘동이네 집에 가서 손을 씼었다. 우리는
질서 없이 서로 먼저 씻으려고 대들었다. 다라이 안에 있던
물은 모두 다 꾸정물로 되었다.
승규는 머리 씻기 바빴다. 나는 낯을 씻고 머리를 적시고
는 장난감 총을 쏘며 놀았다. 기운이와 기욱이, 이환이는
4시 차 타고 가려고 빨리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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